수소트럭 제조업체 ‘니콜라’ 파산 위기…현대차는 ‘수소동맹’ 강화

입력 2025-02-10 00:03 수정 2025-02-10 00:03
니콜라의 수소전지 트럭. 니콜라 홈페이지 갈무리

수소트럭 분야에서 ‘제2의 테슬라’가 되겠다던 미국의 수소 전기트럭 제조업체 ‘니콜라’가 파산 위기를 직면했다. 이 소식에 주가는 폭락해 상장 첫날 주가와 비교하면 98.1% 하락했다. 미국 현지에서 각광받던 니콜라의 쇠퇴에 현대차가 현지 수소트럭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유리해졌다는 평이 나온다.

9일 뉴욕 주식시장에 따르면 니콜라의 주가는 지난 7일(현지시간) 41.15%나 급락했다. 주당 44.31센트까지 하락한 것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니콜라가 파산 절차를 진행 중이며, 매각이나 구조조정 등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니콜라의 주가가 폭락한 이유는 ‘사기 기업’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 작동하는 트럭 없이 상장한 니콜라는 첫날 33.75달러의 주가를 기록했고, 5일 뒤에는 93.99달러로 급등해 포드를 앞지르기도 했다.
니콜라가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수소 픽업트럭 배저. 니콜라 홈페이지 갈무리

자동차 업계에서는 니콜라의 기술력에 대한 의혹이 꾸준히 나왔다. 니콜라의 홍보 동영상에 나온 트럭이 실제로 내리막 도로에서 굴러가는 장면이라는 폭로도 나왔었다. 수소트럭 공장도 2020년 7월 착공 행사 이후 1년이 넘도록 기초 공사만 진행된 모습이 반복적으로 노출돼 ‘유령 공장’이라는 말도 나왔다.

트레벌 밀턴 니콜라 창업자는 2023년 완성되지 않은 기술로 투자를 유치한 사기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니콜라는 현재 약 300여대의 수소트럭을 생산했다. 지난해 12월 운영 자금 마련에 나섰으나 상황은 꾸준히 나빠졌다.
2020년부터 스위스에서 운행 중인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현대차 제공

이에 업계에서는 미국 현지 수소트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현대차그룹의 주도권이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미래 먹거리로 전기차와 수소차를 꼽는다. 특히 수소 벨류체인 사업 ‘HTWO’ 활성화를 위해 2033년까지 5조7000억원을 쏟아붓는다.

현대차는 수소트럭 생태계 확장에 제네럴모터스(GM)과 하이드로플릿 등과 손잡고 있다. 최근 하이드로플릿은 조지아주 플러 카운티에 수소 충전소를 만들기 위해 3300만 달러(약 481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는 같은 주에 있는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수소트럭 엑시언트 21대를 배치했다.

현대차는 GM과 지난해 9월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여기에는 전기차와 함께 수소연료전지차(FCEV) 플랫폼 공동 개발과 충전소 확대 및 수소 저장 기술 표준화가 포함됐다. GM은 지난해 3월 미국 에너지부(DOE) 지원을 받아 중형 수소 픽업트럭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