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업계가 여객 수요 증가와 중국발 화물 운송 호황을 앞세워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올해는 여객기 사고로 인한 심리 위축과 고환율 등이 사업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 16조11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6% 늘어난 것으로 1969년 창립 이래 최대다. 영업이익은 22.5% 증가한 1조944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여객 수요와 항공화물 운임 증가세 등이 영향이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 국제선 승객은 1769만4010명으로 전년 대비 26.5% 증가했고, 국제선 화물 운송량은 160만4858t으로 9.5% 늘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창립 이래 최대 연간 매출을 달성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이 1조461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에어부산은 창립 이래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섰다.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도 매출이 역대 최대를 경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올해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리스(대여)비와 연료비, 정비비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데, 환율이 높으면 고정비가 증가하게 된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 잇따른 항공사고가 소비자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으로 항공화물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지난해 국적사의 항공화물 운송량은 전년 대비 11.4% 증가한 283만t을 기록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