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4대 천왕’ 故 송대관, 오늘 영면…서민 위로하고 떠났다

입력 2025-02-09 16:18
가수 송대관의 빈소가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연합뉴스

‘해뜰날’ ‘유행가’ 등 서민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로 위로를 안겨줬던 가수 송대관이 영면에 들었다. 고인은 동료 가수들의 작별 인사를 받으며 마지막 길을 떠났다.

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는 고(故) 송대관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대한가수협회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유족과 동료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고인을 그리워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영결식은 고인을 향한 묵념과 배우 겸 가수 김성환의 약력 소개로 시작했다. 조사를 낭독한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은 “우리 후배들은 선배님의 유머 있는 모습과 따뜻한 미소와 주옥같은 노래들을 잊지 않고 오래 기억할 것”이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가수 송대관의 영결식에서 태진아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전 고인의 라이벌이자 막역한 사이였던 후배 가수 태진아는 추도사를 낭독하며 고인과의 기억을 떠올렸다. 태진아는 “형님은 항상 저에게 멘토였다. ‘형 가는 길만 따라오면 된다’고 하길래 정말 따라갔다”며 “지난 3일 동안 밥을 안 먹고 술로 배를 채웠다. 형님이 하늘나라 가서 사시면 제가 방송하는 것도 큰 재미가 없을 것 같다”고 슬픔을 표했다. 그러면서 “대관이 형 잘 가. 영원한 나의 라이벌이여”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가수 설운도는 “가수는 결국 무대에서 시작해 무대에서 생을 마감한다”며 “마지막까지 무대에서 하고 싶은 일을 웃으면서 하시다 가셨기에 마음은 아프지만 위안이 된다. 형님 빈자리를 사랑으로 채워주기를 바란다”고 애도했다.

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가수 송대관의 영결식에서 태진아, 강진, 설운도를 포함한 가수들이 해뜰날을 합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진아, 설운도, 강진 등 동료 가수들은 고인의 대표곡 ‘해뜰날’을 조가로 합창했다. 영결식은 동료 가수들의 작별 인사로 마무리됐다.

송대관은 지난 7일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 등에 따르면 고인은 사망 전날 컨디션 난조를 호소해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았으나 치료 도중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2010년 11월경 KBS 1TV '가요무대' 25주년 특집 리허설'에서 열창하는 송대관의 모습. 연합뉴스

1946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송대관은 1967년 ‘인정 많은 아저씨’로 데뷔했다. 10여년간 무명 가수로 지내던 그는 1975년 발표한 ‘해뜰날’이 크게 유행하면서 MBC 가수왕에 오르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송대관은 당대 가수들의 주요 수입원이던 극장 쇼가 사양길에 접어들며 생계가 어려워지자 1980년 처가가 있는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그곳에서 10년가량 여러 사업을 하던 그는 1980년대 후반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송대관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차표 한 장’, ‘네 박자’, ‘유행가’ 등 꾸준히 히트곡을 내며 활발히 활동했다. 트로트 장르의 확산과 발전에 이바지한 그는 태진아, 현철, 설운도와 함께 ‘트로트 사대천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의 사망 소식에 가요계는 “큰 별이 졌다”며 애도를 전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