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열리는 중‧고등학교 졸업식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셀카’다.
전문가들은 SNS 인증샷 문화는 이제 졸업식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7일 열린 경북 칠곡군 순심여자중·고등학교 졸업식장은 과거 엄숙함이 감돌던 분위기에서 감동과 기쁨이 넘치는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고정관념을 날려 버린 이색 졸업 행사를 이제는 학생들이 반기는 분위기다.
순심여중 졸업생 윤가은 양은 이날 순심교육재단이사장 표창장을 받자마자 연단에서 내려오지 않고 외쳤다.
“사진 한 장 찍고 내려가겠습니다”
가은 양은 무대를 바라보며 졸업생이 앉아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고, 함께 표창장을 받은 순심여고 졸업생과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셀카를 찍자 행사장은 환호성과 박수로 가득찼다.
과거 졸업식에서는 친구들과 작별을 아쉬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익숙했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학생들은 서로를 응원하며 웃음을 나누고, SNS로 추억을 남기며 순간을 기록했다.
김재욱 칠곡군수와 학부모들도 학생들의 밝은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김 군수는 “학생들의 밝고 당당한 태도가 인상적”이라며 변화하는 졸업식 문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졸업생은 김 군수에게 다가가 “군수님, 사진 한 장 같이 찍어요”라고 요청했고, 김 군수도 환한 미소로 응답하며 학생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학생들은 졸업식장에서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에 올리며 #졸업셀카, #졸업축제 등의 해시태그를 활용해 친구들과 추억을 공유했다.
일부 학생들은 졸업 영상을 유튜브 숏츠와 릴스에 업로드하며 축제 분위기를 더욱 확산시켰다.
졸업식 후 가은 양은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니까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며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졸업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시대적 흐름으로 해석한다.
김광호 영진전문대학교 방송미디어학과장은 “SNS와 모바일 문화 속에서 성장한 알파세대에게 졸업식은 단순한 의례가 아니다”며 “졸업식은 이제 친구들과 공유하는 디지털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고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 확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군수도 “젊은 세대가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졸업생들이 자신만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