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차세대 간판’ 이나현(한국체대)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00m에서 ‘신빙속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나현은 8일 중국 하얼빈의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경기에서 10초50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함께 출전한 김민선은 10초505의 기록으로, 이나현에게 불과 0.004초 뒤져 2위를 기록했다.
스피드 스케이팅 100m는 올림픽 및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치르지 않는 생소한 종목으로, 개최국 중국이 스타트가 좋은 자국 선수들에게 유리한 이 종목을 이번 대회에 정식 종목으로 넣었다.
2005년생 이나현은 노원고 재학 중이던 2024년 1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 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37초48의 주니어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일주일 뒤에 열린 ISU 월드컵 5차 대회 여자 500m에선 37초34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주니어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 선수가 여자 500m 주니어 세계기록을 세운 건 이상화(2007년), 김민선(2017년) 이후 처음이었다.
이나현은 어린 시절 육상선수 생활을 한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우수한 신체 조건을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삼았다. 170㎝의 비교적 큰 키를 가진 이나현은 고교 2학년 때 주변의 권유로 웨이트 훈련에 집중했고 탄탄한 체격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남다른 체격에서 뿜어내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판 삼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대학에 입학한 뒤엔 단점으로 꼽히는 스타트 기술과 후반 스케이팅 기술을 키우는 데 전념했다. 훈련의 성과는 이번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나타났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