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스타트업이 만든 딥시크 인공지능(AI)의 성능에 관련 업계가 연일 충격에 빠지고 있다. 이에 지난해 인도의 첫 AI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 기업을 만든 올라그룹이 3000억원을 긴급 수혈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스탠다드 등 인도 매체들에 따르면 바비시 아가르왈 올라그룹 창업자는 전날 인도의 AI 유니콘 기업인 크루트림에 200억 루피(약 3314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크루트림은 2023년 설립돼 인도 최초로 대형언어모델(LLM)을 구축하고 있는 AI 스타트업이다.
크루트림은 영어뿐 아니라 지역 인도 언어에 대한 LLM을 개발하고 있다. 인도는 법적으로 인정하는 공용어만 22개다. 방언까지 합치면 270개 언어가 인도에서 사용된다. 생성형 AI를 만드는 난이도가 다른 국가보다 높은 것이다. 이에 지난해 1월에는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크루트림은 이번 투자로 총 2억8000만 달러(약 4060억5600만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크루트림은 올라그룹의 자회사다. 이번에 투자를 진행한 올라그룹은 인도 최초의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올라캡스’로 시작했다. 2019년 업계 1위로 뛰어올라 현대차그룹은 당시 올라캡스에 전기차 인프라 구축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에 3억 달러(약 4336억5000만원)를 투자했었다.
올라캡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와 결별 후 크루트림 클라우드와 손을 잡았다. 이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AI 분야에 직접 투자하게 됐다. 아가르왈 창업자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우리는 1년간 AI 개발에 전념해왔다”며 “인도의 문화와 언어적 맥락에 더 잘 맞는 AI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루트림은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협력해 인도 최초로 고성능 AI 컴퓨팅 시스템인 GB200 시스템을 개발했다. 다음 달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스템으로 인도의 최대 규모 슈퍼컴퓨터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크루트림은 자신들이 개발 중인 LLM으로 현지 언어를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는 음성 기반 대화형 AI 비서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