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왕고래 시추해보니 경제성 확보 어려워”

입력 2025-02-06 16:27 수정 2025-02-06 16:34
대왕고래 유망구조서 작업 준비하는 웨스트 카펠라호. 한국석유공사 제공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사업(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첫 탐사시추 결과, 가스 징후가 일부 포착됐으나 경제성 확보는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일단 근원암, 저류암, 트랩, 덮개 등으로 구성된 유전 지층 구조 ‘석유시스템’이 양호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외자 유치 등을 통해 추가 탐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가스 징후가 잠정적으로 일부 있었음을 확인했지만 그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왕고래 유망구조 첫 탐사시추는 지난해 12월 20일 시작돼 지난 4일 종료됐다.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는 전날 부산항에서 출항해 떠났다.

지난해 12월 18일 경북 포항 앞바다에 석유·가스가 묻혀 있는지 확인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서 있다. 연합뉴스

해수면 아래 3000m 이상 깊이의 해저까지 파 내려가 단계적으로 진흙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목표 유망구조 주변에서 미세한 수준이나 여타 지점보다 높은 수준의 가스가 검출됐다. 그러나 탄화수소 가스포화도 등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포화도 수치가 경제적으로 생산 광구로 전환하거나 추가 탐사시추 할 만큼의 수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양한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가스 포화도로는 경제성 있는 가스전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부는 덮개암의 밀폐능력, 탄화수소 성분 등 구체적 가스 징후를 정밀분석해 5~6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일단 정부와 석유공사는 이전 물리탐사 과정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석유시스템 구조 자체는 양호했다고 판단, 향후 추가 탐사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20%의 성공 확률을 고려해 향후 수년에 걸쳐 최소 5차례의 탐사시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2차 시추부터는 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석유공사와 합작 형태로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오는 3월부터 투자유치 절차를 개시하는 게 목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차는 석유공사가 전적으로 추진했지만 어느 가스전 유전이나 리스크 저감 노력은 한다”며 “투자 유치 통해서 주요 메이저 기업의 평가가 입증된다면, 국민을 설득할 중요 의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최대한 투자 유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