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07년 도입한 장기전세주택 ‘시프트(Shift)’의 임대 의무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반환되는 물량을 ‘미리 내 집’으로 전환 공급하겠다고 6일 밝혔다. 장기전세 만기(20년) 물량이 풀리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매년 평균 400세대를 미리 내 집으로 추가 공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장기전세주택은 무주택 중산층이 주변 시세 80% 이하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형태였다. 미리 내 집은 이와 동일하지만 예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며 입주 후 아이를 낳으면 자녀 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추가 제공하는 방식이다. 자녀 수에 따라 입주 20년 뒤 시세 대비 최대 20% 싼 가격에 주택을 분양받을 수도 있다. 이는 미리 내 집이 서울시의 주요 저출생 대책으로 분류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시는 장기전세주택 만기 물량에 미리 내 집으로 입주하는 세대에는 강화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입주 후 2자녀 이상 출산한 경우(도합 3자녀 이상) 입주 3년차부터 넓은 평형으로 이주를 지원한다. 또 입주 후 3명 이상 출산하면 10년 거주 후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
애초 넓은 평형으로의 이주는 2자녀 이상 출산시 거주 10년차가 지나야 가능했다. 우선매수청구권은 2자녀 이상 출산시 거주 20년이 지나야 가질 수 있었다.
시는 장기전세주택 물량이 미리 내 집으로 활용됨에 따라 현재 장기전세주택 거주자에게 추가 계약 연장이나 분양 전환 등 지원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는 미리 내 집 공급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신축 아파트 공급만으로는 높은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워 비(非)아파트 매입임대주택 등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올해 3500세대, 내년부터는 연간 4000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런 취지에서 올해부터 한옥도 미리 내 집으로 활용된다. 한옥은 층간 소음이 적고 마당을 활용한 육아를 할 수 있어 최근 수요가 높아졌다. 시는 시 소유의 가회동 한옥 등 올해 3곳을 시작으로 매년 2~3곳씩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또 신규 조성될 한옥마을 단지에 신혼부부 대상 모델을 개발해 2027년 17곳을 시작으로 매년 약 10곳씩 추가 공급한다.
시는 강동구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에 ‘신혼부부 전용단지’를 조성해 2029년 336세대를 미리 내 집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 서초구 서리풀 지구 신규 택지에도 전체 2만여 세대의 절반이 넘는 1만1000세대를 미리 내 집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2031년 입주가 목표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