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강원지사가 2022년 6·1 지방선거 전후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김건희 여사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소통해온 정황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최근 확보한 김 지사와 명씨 간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이 같은 정황이 담긴 내용을 확인했다.
2023년 1월 김 지사는 명씨에게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건 용산 사모님께 보내드렸더니 잘됐다고 좋아하시네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명씨는 “저도 보내드렸다”며 “도지사님 파이팅”이라고 답했다.
두 사람은 당시 지방선거 국민의힘 공천 컷오프 발표를 하루 앞둔 4월 13일에도 대화하며 공천 관련 얘기를 주고받았다. 김 지사가 한 언론사에서 여론조사한 강원지사 선거 가상대결 결과를 명씨에게 공유하자 명씨는 “당선인(윤석열 대통령)께 보내드리겠다” “당선인 사모님, 이준석 대표에게 보내드렸다”고 답했다.
이후 김 지사가 “정진석(당시 국민의힘 지방선거공천관리위원장)에게 전화할 필요 없겠죠”라고 하자 명씨는 “의원님 당선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인 2019년 자신이 개최한 한 공청회에서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는 이유로 2022년 4월 14일 공천 컷오프됐다. 하지만 나흘 뒤인 4월 18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대국민 사과를 조건으로 김 지사에게 경선 기회를 줬다. 이후 김 지사는 경선에서 승리하고 선거에서 강원지사로 당선됐다.
김 지사 측은 이 같은 의혹과 관련해 “따로 낼 입장은 없다. 공천 관련도 아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검찰은 명씨가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앞두고 김 여사에게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부탁한 정황이 담긴 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김 전 의원을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를 통해 807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오는 17일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