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5일 “대한민국의 미래 명운이 인공지능(AI)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다”며 “대한민국의 AI 순위는 6위권에 랭크돼 있는데, 명실공히 3위권까지 수년 내에 올려놓겠다는 전략적인 목표를 가지고 임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개최된 ‘AI 산업육성 전략 자문회의’에서 “미·중 간의 AI를 둘러싼 진정한 의미에서의 한판 승부, 패권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대한민국이 매우 왜소하게 느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자문회의는 ‘딥시크 충격’ 이후 서울시의 AI 산업 발전 방안과 의견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는 오픈AI 챗GPT 개발비 20분의 1 수준으로 챗GPT와 유사한 성능의 R1을 지난달 발표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회의에는 김기응 국가AI연구거점 센터장 등 최고 수준의 국내 AI 전문가 12명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AI로 승부를 하려면 충분한 인적 자원도 확보해야 되고 데이터도 잘 가공해서 쓰임새가 있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고 컴퓨팅 파워도 최고조로 올려야 한다”며 “이 세 가지 측면에서 과연 우리가 최선의 준비가 되어 있느냐 되돌아보면 매우 큰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최대한 도와주며 펀딩해서 AI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준비함과 동시에 인재까지도 수혈할 수 있는 계획을 만들고 있다”며 다양한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특히 25개 자치구 전역에 설립될 ‘청년취업사관학교’와 서울 소재 대학과 연계해 진행하는 ‘대학캠퍼스사업’을 통해 AI 인재 1만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재차 밝혔다.
김 센터장은 ‘중국발 AI혁신, 딥시크: 글로벌AI시장 변화와 대응방향’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공공 주도 연구개발에 민간이 함께 참여해 연구 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민간 혁신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서울시가 초거대 AI 공공 인프라를 제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과감한 투자, 인재 육성, 규제 철폐를 주문했다.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적극적인 투자와 보상으로 좋은 인재를 모아나가면 기술, 인재, 투자 간 선순환이 일어나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탄생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장애물을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며 규제 철폐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