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의 어머니 쿨티다 우즈가 4일(현지시간) 향년 80세로 타계했다.
우즈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 이른 아침 사랑하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너무 슬프다”고 타계 소식을 알리며 “어머니는 그 자체로 엄청난 분이셨고, 그 정신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강인했다. 그녀는 손재주가 많고 웃음이 많으셨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이어 “어머니는 나의 가장 큰 팬이자 지지자셨다”며 “어머니가 없었다면 나의 개인적인 성취는 그 어느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쿨티다는 지난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소파이센터에서 아들의 스크린 골프 리그 TGL 경기를 관람했다. 그녀의 죽음이 갑작스런 것이어서 우즈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구체적 사인을 공개되지 않았다.
우즈의 부친 얼은 2006년 세상을 떠났다. 얼과 쿨티다는 지난 1967년 베트남전쟁 기간 태국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방콕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사령부에 비서로 근무하던 쿨티다가 미 육군 특수부대 소속 얼을 만나 1969년 결혼한 뒤 캘리포니아로 함께 건너가 1975년 우즈를 낳았다.
아버지 얼이 골프의 스승이었다면 어머니 쿨티다는 우즈의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었다. 그것은 지난해 3월 미국골프협회(USGA)가 빼어난 스포츠맨십을 보인 선수에게 주는 최고 영예인 ‘밥 존스 어워드’ 수상 연설에서 우즈의 발언으로 충분히 가늠이 된다.
우즈는 “사람들은 내가 투어를 다닐 때 아버지가 중심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집에서는 어머니가 모든 걸 책임지고 계셨다”며 “어머니는 나의 인생 내내 항상 함께해 주셨고 힘들 때나 좋을 때나 늘 내 곁에 계셨다”고 말한 바 있다.
우즈는 대회 마지막 날인 일요일 빨간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면서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빨간색 셔츠의 사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그 드레스 코드는 어머니 쿨티다의 조언 덕이었다.
우즈는 “어머니가 유소년 대회에 데려다주셨고, 강인함과 승부 근성을 심어주셨다”며 “경기에서 ‘빨간색’을 파워 컬러(power color)로 사용하라는 아이디어를 준 것도 어머니”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쿨티다는 우즈의 역사적인 우승 순간을 함께 했다. 1997년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거머쥐었을 때 18번 홀에서 아들의 우승 순간을 지켜봤다. 2019년 긴 슬럼프에서 벗어나며 11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마스터스로 장식했을 때도 그린 옆에서 우즈와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쿨티다의 별세를 애도했다. 트럼프는 “그녀는 더 푸른 페어웨이로 떠났다”며 “쿨티다는 타이거에게 놀라운 영향을 미쳤고, 타이거에게 많은 강인함과 탁월함을 부여했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