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며 이란을 최대한 압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을 하며 기자들에게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매우 간단하다.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백악관 풀기자단이 전했다. 이어 이란이 암살을 시도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지시를 남겼다.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완전히 말살될 것이며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트럼프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모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IRGC 요원인 아프가니스탄 국적의 파하드 샤케리가 이란으로부터 트럼프 암살을 지시받았다는 내용이다. 샤케리는 청부 살인과 공모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하지만 이란은 해당 내용에 대해 ‘삼류 코미디’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트럼프는 1기 재임 시절인 2020년 IRGC 지휘관 가셈 솔레이마니 암살을 명령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란 압박)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은 불행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우리가 강하고 확고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중동과 전 세계가 평화로워진다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행정명령에서 이란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석유 수송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이란이 다른 나라에 원유를 판매하는 것을 차단하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렇게 할 권리가 있다”며 “전에도 나는 그렇게 했으며 그래서 그들은 하마스나 헤즈볼라를 (지원하기) 위한 돈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상황에 대해서는 “매우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 제재를 완화하면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진전됐고 이란의 지원을 받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1기 재임 시절에도 오바마 정부의 이란 핵 관련 합의인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한 바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