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영적 토대 위에”…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미 기독교지도자 기도회

입력 2025-02-04 19:09 수정 2025-02-05 08:31
이영훈 목사.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탄핵 정국 등으로 국내외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영적인 토대를 함께하는 한·미 지도자가 모여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한국교회 선교 14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기도회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공유한 기독교 신앙의 뿌리와 희생의 역사가 재조명되며 양국의 유대감이 특히 강조됐다.

재단법인 북미순복음선교회(이사장 이영훈 목사)는 3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힐튼하와이언빌리지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미 기독교지도자 기도회’를 열었다. 올해로 7회를 맞은 기도회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를 비롯해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백인자 한세대학교 총장,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이서영 호놀룰루 총영사, 임호영 한미동맹재단 회장,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릭 블랑지아르디 호놀룰루 시장, 한미연합군사령관을 지낸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전우회장, 캘빈 세이 호놀룰루 시의회 의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기도회 전경.

이영훈 목사는 이날 환영사에서 “오늘날 한국은 전체 인구 3분의 1이 기독교인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기독교 국가가 됐다. 이는 1885년 미국 선교사 아펜젤러와 언더우드가 발을 내디딘 이후 선교사들의 희생을 통해 학교와 병원, 교회가 세워지며 개신교가 확립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어 “한국과 미국의 강력한 유대감은 종교를 넘어선다”며 “한국전쟁에서 3만6574명의 미군이 한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이렇듯 신앙과 희생의 역사를 공유해 온 두 나라 사이의 깊은 유대감을 다시금 강조하고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도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조민제 회장도 “나는 한국전쟁 이후 세대로 태어나 직접적인 경험은 없지만, 젊은 미군 청년들이 한국전쟁에서 흘린 피에 대해 알고 있다”며 “한미동맹은 하나님의 위대하신 계획이다. 우리는 역사를 잊지 않을 것이고 계속해서 기억할 것이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기억하도록 가르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행정체재에 접어들며 미국이 기독교 정신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제는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위대한 움직임이 일어나도록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장환 목사.

한국전쟁 당시 체험한 사랑과 헌신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김장환 목사는 “나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1951년 경상북도 경산의 미군 캠프에서 구두닦이 등 허드렛일을 하던 ‘하우스 보이’였다”며 “6·25전쟁 참전용사였던 은인 칼 파워스 상사가 내게 손을 내밀어 그의 헌신과 사랑으로 미국에서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 나는 공부를 통해 신앙인이 됐고 파워스 상사를 전도해 그에게 물세례도 베풀고 오늘날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내가 받았던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됐다”고 회상했다.

김 목사는 “내가 한 미군의 헌신과 사랑으로 교계 지도자가 돼 세계에 그 사랑을 나누는 것처럼, 한국과 미국이 서로 돕고 협력해나가는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평화를 위해 힘써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기도회에 참석했다. 그는 “다시 한번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어 영광이고 축복이다”라며 마가복음 10장 45절을 인용했다. 그는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라고 말한다. 나도 그런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지도자로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국과 미국의 영적 부흥을 위해’ ‘한·미 양국의 군대를 위해’ ‘한·미의 사회적 안정을 위해’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각각 기도했다.

양국의 사회적 안정을 위한 기도를 맡은 트레이시 미구엘 하와이 킹스처치 목사는 “주님 안에서 사람의 의회는 아무 것도 아니고 아무 효력도 없다”며 “하지만 하나님 의회, 하나님의 생각은 모든 세대에 걸쳐 영원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호놀룰루=글·사진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