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권 논란’ 머스크 감싼 트럼프 “내가 승인한 일”

입력 2025-02-04 18:49 수정 2025-02-04 18:5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0일 미국 워싱턴DC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행사에서 무대에 올라 주먹을 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월권 논란에 휩싸인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옹호하며 힘을 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머스크는 관리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 매우 재능 있는 사람”이라며 “정부를 축소하는 것이 목표이며, 그가 누구보다 이를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머스크는 내 승인 없이는 어떤 것도 할 수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내 승인을 받지 않은 것이 있다면 난 여러분에게 매우 빨리 그 사실을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DOGE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연방 정부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명목으로 예산 삭감 및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해외 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 통폐합을 추진했으며, 연간 5조 달러(약 7300조원) 규모의 연방 예산 지출을 통제하는 재무부 결제 시스템 접근 권한도 취득했다.

이 외에도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계약 관련 10억 달러, 해외 원조 자금 400억 달러 등 연방 정부 지출을 삭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는 머스크의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적절할 때 그에게 승인을 줄 것이고, 적절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충돌이 있다면, 우리는 그가 그것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머스크의 신분이 ‘특별 공무원’이며 “적용되는 모든 연방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별 공무원은 임시직으로, 1년에 최대 130일까지 근무할 수 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백악관 내 사무실을 배정받았으며, 무보수로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머스크는 일급 기밀 보안 허가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의 최근 행보에 대해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WP는 트럼프의 측근들을 인용해 “대통령이 과격하고 논란이 되는 조치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책임지게 함으로써 이득을 보고 있다”며 머스크가 “더러운 일”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 공무원 정리해고와 각 부처 예산 감축 등으로 반발과 저항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머스크가 대신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