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수석 외교 칼럼니스트인 기드온 라흐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미 동맹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흐만은 3일(현지시간) FT에 발표된 칼럼에서 “트럼프의 관세는 서방 동맹의 단결을 파괴할 위협이 된다”며 “서방 동맹의 붕괴는 러시아와 중국에게 꿈을 이루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힘을 견제하는 것이 미국이 직면한 핵심적 전략 과제라면 트럼프가 이웃나라와 동맹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동맹국들을 다시 중국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라흐만은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당시 EU(유럽연합)는 중국과 새로운 투자 협정을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동맹 강화 정책으로 미국과 EU는 다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인사이트는 미국이 중국과 글로벌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 다른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을 설득해 함께 할 수 있어야 훨씬 더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라흐만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유럽이 미국 시장을 잃을 위협을 느끼고 중국 시장을 더욱 필요하게 느낄 것이라며 “이미 유럽이 중국과 대화를 시작했다”는 유럽 고위 관료의 말을 전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중 누가 더 위협이 되는지 질문하는 유럽인도 늘고 있다고 했다. 나토 회원국인 캐나다의 독립을 위협하는 것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아니라 트럼프이며, 유럽에서 극우를 조장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아닌 트럼프 정부의 일론 머스크(테슬라 최고경영자)이기 때문이다.
파나마와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위협은 중국이 라틴아메리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게 할 수 있다.
라흐만은 “트럼프가 본질적으로 미국에 제공하는 것은 경제적 독재와 서방 동맹의 파괴”라며 “이는 미국 비즈니스와 미국 전체에 경제적, 전략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