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 중인 챗GPT 개발사 ‘오픈AI’ 임원진이 4일 서울대 학생들과 만나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딥시크가 전 세계에 충격을 준 가운데 AI 모델의 최선두에 서 있는 기업과 AI 전공 학부·대학원생과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픈AI 측은 “딥시크가 좋은 기술은 맞지만 개발 비용에 포함되지 않은 비용들이 있다”며 ‘저비용 고성능’을 앞세운 딥시크를 반박하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또 챗GPT가 주도하는 추론 모델 기반의 AI 시장에서 큰 패러다임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오픈AI 임원진과 서울대생들이 만나는 ‘Q&A with OpenAI’ 행사는 오전 10시 서울대학교 해동첨단공학관 2층에서 진행됐다. 현장을 꽉 채운 100여명은 학생들이 설레는 눈빛으로 행사 시작을 기다렸다. 서울대 대학원생 김모(31)씨는 “평소에 오픈AI가 AI시장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는지 등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10분에 시작돼 50여분간 진행됐다. 참가 신청을 받은 100여명의 학생들만 참석하는 비공개 행사였다. 마크 첸 오픈AI 연구부문 수석부사장(CRO)과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이 진행을 맡았다. 별도의 통역 없이 전부 영어로 진행됐다고 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참석하지 않았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오픈AI가 그리는 AI 시장의 미래와 현재 기술 수준에 대한 자신감을 알 수 있었다는 반응이었다. 일부 참석자는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시간이 짧았다”며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첸 부사장은 모두발언에서 오픈AI의 발전 방향을 “사용자가 먼저 물어봐야 하는 지금의 시스템을 넘어, 자율성을 가진 AI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후 사전에 취합된 질문들에 대해 답한 후 즉문즉답에 임했다.
첸 부사장은 최신 버전의 ‘챗GPT o1’에 쓰이는 COT(Chain of Thought-사고 과정) 모델이 갖는 한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COT 모델은 아직 한계가 없고, AI 시장에서 쓰이는 패러다임이 크게 전환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딥시크가 챗GPT o1보다 현저히 적은 컴퓨팅 비용 비슷한 성능을 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딥시크는 좋은 모델이지만, 최종 학습에 들어간 돈만 가지고 비용을 계산하는 건 잘못된 계산법이라고 본다”며 “최종 학습 전 기반 연구에 들어간 비용을 합쳐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I 관련 박사 학위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AI 관련 박사 학위를 취득해야 하냐는 질문에 “여전히 박사 수준의 인재는 제일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답했다. 챗GPT가 숙련된 개발자들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도 “장기적으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오픈AI와 공동으로 행사를 주관한 서울대 AI연구원 측은 “오래전부터 직원들이 고생하며 준비해온 만큼 학생들에게 뜻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