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객기 참사 “올 가을 결혼 앞둔 조종사 아들, 하나님 품으로”

입력 2025-02-04 15:30 수정 2025-02-05 08:35
아메리칸항공 5342편 여객기 조종사 샘 릴리

“아들 샘 릴리는 지금 예수님과 함께 있습니다. 그가 어디로 갔는지 확신하기에 슬픔 속에서도 가족들은 큰 위로와 평안을 얻습니다.”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공항 근처에서 군용 헬기와 충돌해 사망한 아메리칸 여객기 조종사 샘 릴리. 그의 아버지 팀 릴리는 사랑하는 아들이 하나님의 품에 안겨 있음을 믿으며 천국에 대한 확신과 위로 속에서 이 같은 말을 남겼다.

이날 사고로 아메리칸항공 5342편 여객기의 승무원을 포함한 64명과 헬기에 탑승했던 군인 3명이 전원 사망했다.

전직 육군 헬리콥터 조종사인 팀 릴리는 최근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TV 뉴스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했지만, 설마 아들이 탑승한 비행기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들이 로널드 레이건 내셔널 공항을 경유하는 비행 일정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팀 릴리는 올해 9월 결혼을 앞둔 아들의 약혼녀에게 연락했고 그녀로부터 샘이 워싱턴행 비행기에 탑승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제야 그는 아들이 사고기에 타고 있었으며 현재 실종 상태라는 충격적인 현실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전했다.

샘 릴리는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후 직장 생활을 거쳐 비행사로 전향했다. 이후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 위치한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 항공에 입사했다.

팀 릴리는 “아들은 ‘예수를 닮은 사람’으로 불릴 만큼 늘 다른 사람을 돕고 친절을 베푸는 사람이었다”며 “조종사가 되었을 때 정말 자랑스러웠으며 직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모두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었고, 결혼을 앞두고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사랑하는 이를 잃는 것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다. 지금 내 마음은 무너져 내리고 있으며 너무 아파서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아들이 예수님과 함께 있으며,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천국 소망이 가장 큰 위로가 된다. 이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시간과 기도가 절실하다. 우리 가족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01년 11월 12일 뉴욕에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인근 주택가로 추락해 260명 전원이 사망한 이래로 미국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가 가장 큰 항공기 사고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