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이겨낸 힘은 아가페 사랑”…책과 함께 성장하는 ‘어른이’ 동화 작가

입력 2025-02-04 15:04 수정 2025-02-04 15:20
솔솔작가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그의 작품인 '바람이 불어오면' 줄거리를 소개하고 있다. 촬영=장진현

은둔·고립의 시간을 견딘 작가가 귀여운 캐릭터와 사랑의 가치를 담은 동화책으로 ‘어른이(어른+어린이)’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동화책 작가 솔솔(필명·32)씨를 만났다.

솔솔 작가는 은둔·고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 필명을 선택했다. 작가는 “필명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비슷한 경험을 가진 이들에게 솔직하게 다가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솔솔씨의 손에는 그의 작품 속 주인공인 ‘순애’와 고양이 ‘보’ 인형이 들려 있었다. 솔솔씨의 작품 ‘순애는 집 밖을 안 나가’와 후속작 ‘바람이 불어오면’에는 은둔과 고립의 시간을 보낸 작가의 경험이 담겨있다.

진정한 사랑이라는 뜻을 가진 주인공 순애는 작가 솔솔씨를 투영한 인물이다. 1편 ‘순애는 집 밖을 안 나가’는 은둔형 외톨이로 고립돼 있던 순애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됐고 용기를 내 밖으로 나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작 ‘바람이 불어오면’은 집 밖으로 나온 순애가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자연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솔솔씨는 “은둔 생활을 경험하며 깨달은 점은 내가 얻기위해 집착했던 행복은 늘 일상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은둔고립에 빠지는 많은 경우 세상의 목표와 기대에 부합하지 못해 실망하거나 낙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솔솔씨가 은둔의 시간을 극복할 수 있었던 데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목회자 가정에서 자란 독실한 기독교인인 솔솔씨는 연단의 시간을 견디며 ‘아가페 사랑’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아가페 사랑은 상대에 대한 무조건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을 일컫는다. 솔솔씨는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스스로가 죽어가는 느낌을 받았었다. 무엇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그림 그리기와 감사일기를 시작했다”며 “감사일기를 쓰면서 조건없는 사랑의 본체인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후속작이자 신작인 '바람이 불어오면' 책 표지가 있고 그 오른쪽에는 1편 '순애는 집 밖을 안 나가'의 속지가 펼쳐져 있다.

“나는 사랑으로 태어났어.”, “우린 너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

솔솔씨가 외로운 시간을 견디며 얻은 깨달음은 그의 작품 속 곳곳에 녹아있다. 그는 “사랑은 사람을 살린다”며 “성경에서도 믿음 소망 사랑 중 제일이 사랑이라고 한다. 어쩌면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고유한 가치가 조건없는 사랑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솔씨는 자신을 ‘책과 함께 성장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첫 번째 책을 발간하고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며 “이번 책을 작업하면서는 작은 것에 감사하는 기쁨을 배우며 일상을 기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은둔·고립으로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솔솔씨는 “은둔고립을 겪고 있는 이들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하나님과 따뜻한 관심을 보내는 주변 사람들이 있음을 잊지 않기 바란다”며 “또한 주변의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사랑으로 기다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