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지난해 9월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간사가 함께 협의해 더불어민주당에 청문회 개최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필요하다면 특별근로감독 실시도 정부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오씨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회적으로 파장이 크니 (오씨 사건의) 청문회를 요구해 진상규명에 앞장서 달라”고 과방위 간사인 최형두 의원에게 당부했다.
환노위 간사인 김형동 의원은 “특별근로감독 요청뿐만 아니라 상임위 차원에서도 청문회를 포함한 후속 절차를 상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과방위 소속 이상휘 의원은 “입만 열면 진실과 정의, 노동인권을 부르짖고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비판한 MBC가 오씨 사망에 대해선 왜 책임 있는 행동을 보이지 못하는 것인지 의아하다”며 “관련 녹취록이 나온 이상 고용노동부는 즉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서는 야당에서도 MBC의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전날 안귀령 민주당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프리랜서 노동자의 말할 수 없었던 아픔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 (MBC는) 오요안나 캐스터의 죽음에 분명하게 사과하고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도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더라도 MBC는 무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상규명에 머물 것이 아니라 기상캐스터를 포함한 방송사 내 비정규직들의 노동환경 전반을 점검해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고 악습이 있다면 도려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MBC는 전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진상조사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MBC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조사 과정에서 유족들과 최대한 소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