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100m 태극기’ 대신…‘감사의 정원’ 조성

입력 2025-02-03 18:15 수정 2025-02-03 20:16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될 ‘감사의 빛 22’의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6·25 전쟁에 참전한 22개국 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감사의 정원’을 광화문광장에 조성한다. 22개국에서 채굴된 석재로 만든 조형물이 지상부 정원에 들어서며 지하에는 22개국 현지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미디어월이 설치된다.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겠다는 기존 계획은 최종 철회됐다.

시는 3일 시청에서 ‘세종로공원 및 상징 조형물 설계 공모’ 시상식을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감사의 정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삶것 건축사 사무소와 프라우드 건축사 사무소, 엘피스케이프의 공동 응모 작품인 ‘윗마루, 아랫마당, 추모공간:22’가 당선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상식에서 “지난 몇 달간 6·25 전쟁 참전국 22개 나라의 고귀한 희생에 감사와 존경을 표현할 방법을 고민했고, 설계 공모와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종 당선작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이 숭고한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사의 정원은 크게 지상부·지하부로 구성된다. 지상에는 참전국에서 채굴된 검은 화강암 석재로 만든 5.7~7m 높이의 조형물 22개가 세워진다. 조형물 측면에는 참전국 언어로 글귀 등을 새겨 참전 용사의 희생을 기린다. 특히 해가 진 뒤 22개의 조형물에서는 공중으로 빛기둥이 발사된다. 군 의장대의 ‘받들어 총’을 형상화한 것이다. 그래서 이 조형물은 ‘감사의 빛 22’로 명명됐다.

지하에는 22개국 현지의 실시간 영상이 나타나는 대형 스크린 미디어월이 설치된다. 태극기와 참전국 국기들도 배치된다. 세종로공원도 종합 정비로 새롭게 탄생한다. 연면적 8768㎡ 규모의 지상 1층~지하 2층 공간에 휴게 및 식음시설, 다목적 공간 등이 들어선다. 시는 이달 중 설계 계약을 체결하고 108억원을 투입해 조형물을 올해 안에 준공할 예정이다. 세종로공원 정비에는 524억원이 집행된다. 2027년 5월 완공이 목표다.

광화문광장이 큰 변화를 맞는 것은 오 시장 1기 시절인 2009년 개장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박원순 전 시장과 문재인정부는 광화문광장이 도로로 둘러싸인 거대한 중앙 분리대라는 지적에 따라 재구조화 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서쪽 도로를 메워 광장 폭은 35m에서 60m로 약 1.7배 확장됐고, 면적은 기존 1만8840㎡에서 4만300㎡로 약 2.1배 늘어났다. 이는 2022년 완결됐다.

문동성 김용헌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