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데라우치 소장품?…경복궁 선원전 편액 일본에서 환수

입력 2025-02-03 11:36 수정 2025-02-03 15:34
경복궁 선원전(璿源殿) 편액 정면. 국가유산청 제공

경복궁 선원전(璿源殿) 편액이 일본에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지난해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을 받아 경복궁 선원전에 걸렸던 것으로 추정되는 편액을 환수했다고 3일 밝혔다.

선원전은 역대 왕의 어진(임금의 초상화)을 봉안한 건물로 왕이 분향, 참배 등 의례를 거행한 곳이다. 조선 왕실은 경복궁, 창덕궁, 경운궁(지금의 덕수궁)에 선원전을 각각 뒀는데 임금이 거처하는 곳을 옮길 때는 어진도 함께 옮겨 지극한 예를 갖춰 모셨다. 편액은 종이나 비단, 널빤지 등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써서 문 위에 걸어두는 액자를 일컫는다. 이번에 고국 땅을 밟게 된 편액은 가로 312㎝, 세로 140㎝ 크기로 큰 편이다.

국가유산청은 "각 궁궐의 선원전 건립 및 소실과 관련한 정황, 기록 등을 고려하면 1868년 재건된 경복궁 선원전에 걸렸던 편액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조선시대 '승정원일기'에 따르면 1868년 재건한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서승보(1814∼1877)가 글씨를 썼다고 돼 있다.

편액은 2023년 일본의 한 경매에 나왔다. 경매사 측은 유물이 '19세기 경복궁 선원전의 편액'이라며 일제강점기 초대 조선 총독을 지낸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1852∼1919)와의 연관성을 언급했다. 편액 실물은 이달 2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 될 예정이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