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다의 추격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내 골프에만 집중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한 김아림(29·메디힐)의 우승 원동력이다.
김아림은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 컨트리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200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경기를 마친 뒤 가진 현지 인터뷰에서 김아림은 “너무 재미있고 좋았다. 그리고 배가 고프다”고 웃어 보였다.
1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선두를 유지하던 김아림은 마지막날 7타를 몰아치며 추격전을 펼친 코다에 공동 선두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7m 가량의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2타 차 우승을 확정했다.
김아림은 “18번홀은 버디로 마무리하고 싶은 홀이었다”라며 “내리막 라인이었지만 그래도 버디를 할 수 있는 홀이라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코다의 거센 추격에 대해 김아림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초점을 맞춘 부분은 아니었다”면서 “공동선두가 된 순간에도 다시 내 경기에 집중하려고 했다. 코다보다 한 홀이 더 남아 있기 때문에 기회가 충분했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 가장 달라진 점에 대해 ““커리어 내내 드로 구질이었는데 130야드 이내의 게임이 만족스럽지 않아 구질을 바꿔보려고 했다. 페이드샷을 연습했는데 그 결과가 좋게 나타났다”고 했다.
2주 전부터 페이드샷을 실전에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김아림은 “이제 막 페이드로 전환했지만, 드로보다 나은 느낌이라 연습을 더 많이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아림은 투어 선배인 양희영(35·키움증권)에 대한 고마움도 나타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양희영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자랐다. 나의 영웅”이라며 “올랜도에 언니의 집에 머물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파리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양희영은 김아림이 마지막 챔피언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자 가장 먼저 그린으로 달려나가 후배의 우승을 축하했다.
김아림은 “좋은 출발이었지만 그게 전부”이라며 “이제는 다음 대회에 집중해야 한다. 다시 내 게임을 펼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내보였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