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림(29·메디힐)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025시즌 개막전 우승을 차지했다.
김아림은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 컨트리클럽(파72·6624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200만달러)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2개에 버디 7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김아림은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의 추격을 2타 차이로 뿌리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4라운드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30만달러(약 4억3000만 원).
코다는 마지막날 7타를 줄이며 맹추격전을 펼쳤으나 김아림의 기세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아림은 마지막 18번 홀(파5)을 남겨 놓고 먼저 경기를 마친 코다에 1타 차이로 쫓겼으나 마지막 홀에서 7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자축했다.
2020년 12월 US여자오픈에서 처음 우승한 김아림은 지난해 11월 롯데 챔피언십에 이어 투어 3승째를 거뒀다. 당시 대회도 와이어 투 와이어였다. 이 대회는 최근 2년간 우승자 32명이 출전, 우승 경쟁을 펼쳤다.
한국 선수가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한 것은 2019년 지은희(38) 이후 6년만이다. 김아림은 경기를 마친 뒤 “이번 우승을 계기로 내 경기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김아림은 코다의 거센 추격에 한때 공동 1위를 내주기도 했다. 코다는 15번 홀(파5) 버디로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그러나 코다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코다보다 한 조 뒤에서 경기한 김아림은 15번 홀 버디로 다시 1타 차 단독 1위가 됐다. 16번 홀(파4)에서 5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2타 차이로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코다가 18번 홀(파4) 버디로 먼저 경기를 마쳐 또 다시 1타 차이로 쫓겼다.
김아림이 마지막 홀에서 타수를 잃으면 연장전으로 끌려갈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위기의 상황에서 김아림의 퍼트가 또 다시 빛을 발했다. 7m 가량의 까다로운 내리막 버디 퍼트가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 우승을 확정지은 것.
고진영(29·솔레어)은 7언더파를 몰아쳐 공동 4위(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 김효주(29·롯데)가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10위(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에 입상하는 등 3명의 한국 선수가 ‘톱10’에 입상하면서 작년과는 다른 경기력을 보일 가능성을 높혔다. 작년에 한국 군단은 3승 합작에 그쳐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우승자 리디아 고(27)는 2타를 줄이는데 그쳐 6위(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쳤다. 호주 동포 이민지(28)은 이날 무려 10언더파 62타를 몰아치는 뒷심을 발휘해 공동 4위에 입상했다.
올 시즌 윤이나(22·솔레어)와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다케다 리오(일본)는 8위(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에 입상해 만만치 않은 실력임을 입증했다.
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는 오는 6일 부터 플로리다주 브래던튼CC에서 열리는 파운더스컵이다. 이 대회에서 윤이나가 LPGA 투어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