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연승 뒤 뼈아픈 연패… 정관장, 범실 관리 어쩌나

입력 2025-02-02 19:15
고희진 정관장 감독이 2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V리그 흥국생명과 5라운드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 정관장이 사흘 만에 재회한 흥국생명에게 또 패배했다. 올 시즌 13연승으로 구단 최다 연승 기록을 썼지만 흥국생명을 만나 상승세가 꺾이는 모양새다. 승부처마다 나온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정관장은 2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V리그 흥국생명과 5라운드 경기에서 1대 3(21-25, 25-22, 10-25, 23-25)으로 졌다. 지난달 30일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흥국생명에 진 뒤 쓰라린 연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승점을 얻지 못한 정관장은 3위(승점 47·17승8패)를 유지했다.

결정적인 순간에서 범실을 쏟아낸 탓이다. 메가-부키리치 쌍포가 각각 24점, 19점으로 화력을 뿜었지만 어렵게 벌어들인 점수를 범실로 잃는 양상이 반복됐다. 정관장은 이날 범실 29개로 18개를 기록한 흥국생명보다 범실 관리에 철저하지 못했다. 정관장은 직전 경기에서도 31개의 범실을 쏟아낸 바 있다.

4세트가 특히 아쉬웠다. 세트 한때 18-14, 4점 차로 앞서가며 주도권을 잡는 듯했지만 연속 범실로 흐름을 내줬다. 서브 범실에 속공 미스가 연달아 나온 뒤 상대 블로커에 메가의 회심의 백어택이 막히며 18-17로 바짝 쫓겼다. 이후 정윤주의 오픈 득점으로 흥국생명이 19-19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상황, 메가의 공격이 라인 밖으로 벗어나며 결국 정관장은 리드를 빼앗겼다.

리그 전체를 놓고 보면 정관장의 약한 고리는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25경기를 치러 정규리그 레이스의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는 현재, 정관장은 범실 576개로 여자부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부문 2위 GS칼텍스(522개)보다도 50개 이상 많은 수치다. 수비 역시 디그 7위(세트당 17.45), 수비 7위(세트당 22.95)로 아쉽다.

감독 역시 이를 의식하고 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경기 후 “오늘은 우리가 안 해야 할 범실을 많이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 부분들은 훈련할 때도 많이 강조하는데 선수들도 아쉬워한다”며 “수비 연결 부분에서 너무 쉬운 볼도 땅에 떨어지는 게 많았다”고 짚었다.

긴 연승 뒤의 연패라 마음이 무겁지만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고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 경쟁이 조금 힘들어졌다”면서도 “상황이 언제 변할지 모른다. 아직 11경기가 남아있고 33점이라는 점수가 남아있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또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인천=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