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세에 창업, 글로벌 광고 무대서 실적
독특한 조직문화로 사랑받는 기업 운영
신앙과 경영 조화로 일상 속 기적 경험
청년 향해 비전·멈추지 않는 도전 제안
실패·결핍도 성장을 위한 하나님 방법
신앙에만 매몰 경계, 달란트 활용 강조
세상 바꾸는 힘, 내가 하는 일에서 시작
독특한 조직문화로 사랑받는 기업 운영
신앙과 경영 조화로 일상 속 기적 경험
청년 향해 비전·멈추지 않는 도전 제안
실패·결핍도 성장을 위한 하나님 방법
신앙에만 매몰 경계, 달란트 활용 강조
세상 바꾸는 힘, 내가 하는 일에서 시작
28세 청년이 창업한 광고회사가 세계적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노스페이스, 빙그레, 정관장, 버거킹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와 협업하며 칸 라이언즈, 뉴욕 페스티벌, 클리오 광고제에서 본상을 거머쥔 이노레드다. 국내 독립 광고회사로는 이례적인 성과다. 그 중심에 박현우(44) 대표가 있다. 정작 박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수상 실적이 아니었다.
“하나님이 기업인으로 오셨다면 어떤 리더였을까요.”
박 대표는 이 질문을 경영의 중심에 두고 있다.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 이노레드 사옥에서 만난 그는 “사랑받는 회사는 직원이 사랑받는 곳이어야 하고 사랑받는 브랜드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브랜드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회사를 창업할 당시 한국의 디지털 광고 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었다. 유튜브는 국내 서비스조차 시작되지 않았고 디지털 광고의 점유율은 전체 광고 시장의 2% 미만이었다. 그러나 그는 “브랜드는 순간이 아니라 꾸준한 일상으로 증명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단기적인 메시지는 많지만 브랜드는 오랜 시간 사랑받아야 합니다. 광고도 마찬가지죠. 사랑받는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이노레드는 창업 초기부터 비디오 기반의 디지털 브랜딩에 집중했다. 그리고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에서 전례 없는 흥행을 기록하면서 디지털 영상 광고의 시대가 열렸다. 박 대표는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이노레드는 이후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광고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경험이 돼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브랜드가 소비자와 감정을 나누고 가치를 공유할 때 오래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 결과 이노레드는 단순한 광고 제작사가 아닌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로 자리 잡았다.
일하는 방식이 문화 만든다
이노레드는 독특한 조직 문화로도 유명하다. ‘지각데이’, ‘분기별 시네마데이’, ‘해외 펀미팅’ 같은 복지제도를 통해 구성원의 삶을 존중한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런 제도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조직 문화는 제도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나옵니다.”
그는 직원들을 개개인으로 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예전에는 신입 직원이 들어오면 무조건 회식을 했어요. 하지만 개개인을 바라보니 꼭 필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죠. 지각을 허용하는 ‘지각데이’도 같은 이유에서 시작됐어요. 회사가 직원을 전체로 보느냐 개인으로 보느냐에 따라 문화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러한 문화는 회사의 창조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직원이 존중받고 즐겁게 일할 수 있어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기적은 일상 속에서 일어난다
이노레드 직원 70%는 비기독교인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주 1회 리더십 미팅에서 성경을 읽는다.“어떤 직원들은 처음엔 부담스러워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저는 일상을 하나님의 은혜로 해석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믿어요. 잘될 때도 안될 때도 ‘주님 뜻이 있겠지’라고 고백하는 것이죠.”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단됐던 ‘말씀 묵상 모임’도 직원 제안으로 지난해 재개했다. 박 대표와 일부 직원들은 매일 아침 20분 일찍 출근해 함께 기도한다.
“이런 변화가 바로 기적입니다. 홍해가 갈라지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이죠.”
신앙을 강요하지 않는 그의 방식은 오히려 직원들에게 신앙을 자연스럽게 접할 기회를 주고 있다.
“저는 직원들에게 ‘교회 가자’고 말해본 적이 없습니다. 신앙은 강요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오히려 우리가 삶으로 신앙을 보여줘야 합니다. ‘저 사람이 다니는 교회라면 나도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것, 그것이 크리스천 기업인이 할 일 아닐까요.”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
박 대표는 지금껏 진행해 온 여러 광고 캠페인 가운데 ‘비글부부 감사 캠페인’과 ‘한국컴패션 자란다 캠페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브랜드가 감사를 이야기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유튜버 비글부부의 화장품 브랜드 리바이포유(Rbfy)의 프로젝트는 진정성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미혼모 가정을 위한 동화책도 만들었죠. 매출과 상관없는 프로젝트였지만 브랜드가 사랑을 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였어요.”
국제어린이양육기구 한국컴패션과 협업한 광고도 그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노레드는 광고료 없이 한국컴패션의 ‘자란다’ 캠페인을 진행하며 한국전쟁 고아를 돕던 단체의 가치를 알리는 데 힘썼다.
“기업이 ‘어떻게 돈을 벌까’가 아니라 ‘어떻게 사랑할까’를 고민하면 자연스럽게 답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이여 도전하라
청년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비전과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하나님은 달란트를 땅에 묻은 종을 책망하셨습니다. 가만히 있는 것은 죄입니다. 무엇이든 도전해야 합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에만 매몰되는 것은 경계했다.
“너무 신실해서 예배만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활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길을 ‘꾸준히’ 가야 합니다. 기적은 도전이 일상이 될 때 비로소 일어납니다.”
이어 삶의 조건을 탓하지 말라고 했다. 때로는 결핍이나 장애마저도 ‘하나님의 방법’ 일 수 있다는 것.
“사람들은 ‘나는 금수저가 아니니까 불리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실수도 실패도 하지 않으십니다. 우리 판단으로 실패라고 단정 짓지 말고 하나님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현우 대표가 추천한 다음 인터뷰이
성가은 영원아웃도어(노스페이스) 사장
침체기에 1조원 브랜드로 견인
지속가능성·혁신 추구하는 리더
성가은 영원아웃도어(노스페이스) 사장
침체기에 1조원 브랜드로 견인
지속가능성·혁신 추구하는 리더
박현우 이노레드 대표가 갓플렉스 인터뷰 다음 주자로 성가은 영원아웃도어(노스페이스) 사장을 추천했다. 박 대표는 성 사장에 대해 “아웃도어 시장의 침체기 속에서도 노스페이스를 1조원 브랜드로 성장시킨 뛰어난 리더”라며 “지속가능성과 혁신을 고민하며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철학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성 사장은 2004년 영원아웃도어(구 골드윈코리아)에 입사한 후 광고·홍보 등 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2016년부터 노스페이스 국내 사업을 총괄했다. 2022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3년 만인 올해 1월 사장 자리에 올랐다.
노스페이스는 2023년 1조원 매출을 돌파한 데 이어 소비 침체가 지속한 지난해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퍼포먼스 라인을 강화하는 한편 MZ세대를 겨냥한 ‘화이트라벨’ 라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국내외에서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박 대표는 “영원아웃도어는 단순한 패션 브랜드가 아니라 소비자와 가치를 공유하며 성장하는 기업”이라며 “성 사장이 추구하는 경영철학과 신앙, 그리고 크리스천 기업인으로서의 고민을 들어보고 싶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