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즉각 보복을 예고했다.
트뤼도 총리는 1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 있는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악관의 이날 조치는 우리를 하나로 모으는 대신 갈라놓았다. 앞으로 수일간 캐나다인과 미국인 모두가 힘들 것”이라며 “1550억 캐나다달러(약 155조6000억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산 제품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관세 부과는 당장 오는 4일부터 300억 캐나다달러 상당의 과일‧주류 등에 대해 시행되고, 앞으로 21일 뒤부터 나머지 1250억 캐나다달러 상당의 제품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트뤼도 총리는 핵심 광물과 에너지원, 기타 파트너십과 관련한 조치를 포함해 비관세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교역에서 관세 부과 이상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국민을 향해 자국산 제품 사용을 장려하면서 “휴가도 캐나다에서 보내 달라”고 촉구했다. 또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멕시코와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산 제품에 대해 25%, 에너지원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엑스를 통해 “원하지 않았지만 캐나다는 준비됐다. 주지사들 및 각료들과 회동했고, 셰인바움 대통령과도 통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의 이유로 언급한 마약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플랜B’(2차 계획)를 발동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서 “멕시코 정부가 범죄 조직과 동맹을 맺었다는 백악관의 중상모략을 단호히 거부한다. 우리 영토에 개입하려는 백악관의 시도도 거부한다”며 “나는 경제부 장관에게 멕시코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비관세 조치를 포함한 플랜B를 시행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는 4개월 만에 2000만회 분량의 펜타닐을 포함한 40t 이상의 마약을 압수했고, 관련자 1만명 이상을 체포했다”며 “멕시코는 펜타닐이 미국만 아닌 다른 어느 곳에서도 유통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마약을 유통하고 폭력을 조장하는 범죄 조직과 싸우길 원한다면 통합된 방식으로 협력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주권 존중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