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칠순 할머니 A씨는 최근 외출이 두려워졌다. 친구 모임에 가려다 지하철에서 갑작스러운 재채기로 인해 소변이 새는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이후 외출이 꺼려져 병원을 찾은 결과, 요실금 진단을 받았다.
#사례 2. 둘째 아이를 출산한 후 30대 주부 B씨는 요실금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아이를 안고 일어서거나 가벼운 운동을 할 때마다 소변이 새어 나와 외출이 꺼려졌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증상이 지속되자 병원을 찾았고, 출산 후 골반 근육이 약화하면서 발생한 복압성 요실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2일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요실금(Incontinence)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방광에서 소변이 유출되는 증상을 말한다. 이는 사회적 또는 위생적인 불편을 초래할 수 있으며, 중년 이후 여성과 신경학적 질환이 있는 노인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출산 후 골반 근육이 약화하거나 노화로 인해 방광을 지지하는 힘이 줄어들면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요실금은 원인과 증상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뉜다. 가장 흔한 복압 요실금은 기침, 재채기, 줄넘기 등 복압이 증가할 때 소변이 새는 증상이다. 골반 근육이 약화하면서 방광과 요도를 충분히 지지하지 못할 때 발생하며, A씨도 여기에 해당한다.
절박요실금은 갑작스럽게 강한 요의를 느끼고 화장실에 도착하기 전에 소변이 새는 경우다. 급성 방광염, 신경 질환, 당뇨병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복압성과 절박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혼합성 요실금도 있으며, 이는 두 가지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다.
그 외에도 방광의 저장 용량을 초과하여 소변이 넘치는 범람성 요실금, 중추신경계 질환이나 수술 후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일과성 요실금,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나타나는 심인성 요실금 등이 있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여성의 41.2%가 요실금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그중 77.3%가 복압 요실금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실금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케겔 운동이 대표적이다. 케겔 운동은 요도를 지지하는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으로, 꾸준히 시행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방광 수축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나, 전기 자극을 통한 골반 근육 강화 치료, 자기장을 이용한 치료법도 활용된다.
비수술적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대표적인 수술 방법으로는 경폐쇄공 테이프 수술(TOT, Transobturator Tape)과 긴장 없는 질 테이프 수술(TVT, Tension-free Vaginal Tape)이 있다. 이 수술법은 요도를 지지하는 테이프를 삽입해 소변 누출을 방지하는 방식으로, 절개 부위가 작아 회복이 빠르고 환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요실금 자가진단과 예방
요실금이 의심되는 경우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소변이 새는 경험이 있거나 화장실에 도착하기 전에 소변이 새는 경우, 줄넘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소변이 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 소변을 본 후에도 잔뇨감이 지속되거나, 하루 8회 이상 화장실을 방문하는 경우, 밤에 두 번 이상 잠에서 깨 소변을 보는 경우도 요실금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료 전문가들은 노년층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요실금 예방 운동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골반 근육 운동(케겔 운동)이 있다. 소변을 참을 때처럼 질을 5초 동안 수축한 후 풀기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처음에는 10회씩 시작해 점차 횟수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 또 꾸준한 걷기 운동은 하체 근육을 강화하고 골반 근육을 자극하여 요실금 예방에 효과적이다.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걷는 것이 권장되며, 수영이나 요가도 골반 근육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요실금 예방에 도움을 준다.
김규관(산부인과 전문의) 부산 온종합병원 요실금클리닉 소장은 “요실금은 적극적인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며, “부끄러워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