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영웅] 차단기까지 ‘쾅’…도주하는 음주 운전자 막아선 주인공 (영상)

입력 2025-02-09 06:30

경찰이 다가서자 줄행랑치는 차량. 황급히 뒤를 쫓지만 차량은 좁은 골목길을 무법자처럼 질주해 사라져버립니다.



만취 운전자 막은 도로 위 의인


2024년 10월 1일 자정이 넘은 시각. 인천시 부평구의 벽돌막사거리 교통사고 현장. 신고를 받고 출동한 윤관필 경감과 이진우 경사가 가해 차량에 다가가자 운전자가 갑자기 차량을 움직여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이진우 동암지구대 경사
“차가 워낙에 빨리 도망을 가서 공영 주차장 출구 나가고 난 이후에 어느 방향으로 도주했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거든요. 예상되는 도주로로 그냥 저희는 간 거죠”


분초를 다투는 위급한 상황. 경찰은 직감을 믿고 움직였는데, 다행히 예상이 적중했습니다. 잠시 후 순찰차는 도주차량과 정면으로 맞닥뜨렸죠. 하지만 이번엔 운전자가 차를 버리고 도주를 시도합니다. 한밤에 다시 맨몸 추격전이 벌어질 찰나, 어디선가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나타나 가해 운전자를 막아섭니다.



근데 이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어디서 나타난 걸까요. 사실 이들은 가해자가 경찰차를 따돌렸을 초반부터 내내 가해 차량을 따라왔다고 합니다.


이 오토바이 운전자는 아까 가해 차량이 도주를 시작할 때 멀리서 이를 지켜보다가 헬멧을 쓰고 추격을 시작했고, 또 다른 오토바이 운전자는 가해 차량이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공용 주차장에 진입하자 따라붙기 시작했습니다. 운전자가 차단기를 그대로 밀어서 주차장을 빠져나간 뒤에는 두 오토바이가 양옆으로 갈라져 차량을 추격했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만난 가해 운전자와 경찰관, 그리고 가해자의 도주로를 막은 오토바이 운전자들. 실랑이 끝에 경찰들은 마침내 가해자에게 수갑을 채우는데 성공합니다.


알고 보니 경찰이 가해 운전자의 도주 방향을 맞힌 건 운이 좋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이진우 동암지구대 경사
“주차장을 빠져나가서 도주한 방향 쪽이 모텔촌이거든요. 길이 경사도 많이 지고 좁고 그래요. 그래서 차가 도주하기에는 힘이 들 거다. 그쪽을 좀 배회를 하다 다시 큰길 쪽으로 나오지 않을까”




그러니까 평소 순찰할 때 지역의 특성을 잘 익혀뒀기에 도주 경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던 겁니다. 오는 6월 정년퇴임을 앞둔 윤 경감과 12년차 베테랑 이 경사의 촉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죠. 게다가 두 오토바이 기사가 끈질기게 추적한 덕분에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던 도심 추격전은 2분여 만에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잡고보니 운전자는 만취 상태의 외국인이었다고 해요


이진우 동암지구대 경사
“(외국인들은) 한국 경찰의 수사에 대한 좀 우습게 봐서 도주하면 그만이다. (가해 운전자도)한국 경찰한테 잡혀서 인권 침해를 한다, 수갑을 채우고 이랬다 그런 식으로 말을 하는 거죠.”



반성은커녕 본국으로 보내 달라며 안하무인으로 대응한 가해 운전자를 조사한 두 경찰은 가중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진우 동암지구대 경사
“1차 사고 났을 때 피해 차량의 두 분이 통증을 많이 호소하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저희가 입건한 죄명은 특가법상(특정범죄가중처벌법) 도주치상이라고 인적 피해를 내고 조치 없이 도주한 부분. 그거랑 공용주차장 시설물 손괴한 부분이 있어서,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라는 개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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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