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헬기의 충돌 사고 희생자 중에는 한인 변호사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워싱턴의 윌킨슨스테크로프 로펌 소속 사라 리 베스트(한국명 강세라·33) 변호사는 동료인 엘리자베스 키스 변호사와 함께 캔자스주로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강 변호사는 밴더빌트 대학교에서 신경과학과 고전 언어를 전공한 뒤 고등학교에서 수학 등을 가르쳤다. 이후 펜실베이니아대(유펜) 로스쿨을 최우등(숨마쿰라우데)으로 졸업하고 지방법원 판사를 거쳐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로펌의 설립자 베스 윌킨슨은 성명을 통해 “이 끔찍한 비극에 가슴이 아프다”며 “사라는 작년 가을에 입사하여 무한한 호기심과 친절함, 지성으로 우리 모두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애도했다. 이어 “그들이 없는 회사를 상상하기 어렵다. 우리는 그들을 기억 속에 간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변호사의 배우자인 다니엘 솔로몬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그(강 변호사)는 열심히 일하면서도 친절을 베풀 시간을 항상 찾곤 했다”며 “그가 없이 남은 생을 살아가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다음달 21일 결혼 10주년을 앞두고 있었으며, 오는 5월에는 강 변호사가 태어난 곳인 하와이로 기념 여행을 떠날 계획이었다.
한편 이번 사고 여객기에는 한국계 피겨스케이팅 유망주인 지나 한(13)과 스펜서 레인(16)도 탑승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