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김, 고추장, 간장, 참기름, 케첩 등 생활필수품인 식탁 물가가 연일 오르면서 서민가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맛김은 기후변화 영향 등으로 지난해 3·4분기 연속 가장 높은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지난해 4분기 서울 25개 구, 경기도 10개 행정구역의 420개 유통업체에서 판매된 생활필수품·공산품(39개 품목, 82개 제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맛김이 전년 동기보다 23.6% 상승했다고 밝혔다. 맛김은 지난해 3분기 조사에서도 전년 동기보다 19.4% 상승해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맛김은 2023년 1월 평균 4479원(5g*9봉 환산)에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큰 변화가 없었으나 6월 평균 5031원으로 급등한 뒤 지속적으로 상승해 12월 평균 5555원까지 올랐다.
맛김 가격이 급등한 주원인은 김 원초 가격이 기후위기 등으로 폭등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협의회의 원재료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김 원재로가 급등한 뒤 아직까지 상승세다. 다만 수산업관측센터의 2024년 12월 산지 김 생산량은 전년 동월보다 증가하고, 산지 가격도 전월보다 하락하기 시작해 맛김 가격 상승세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39개 품목 중 가격이 오른 품목은 19개로 평균 4.1% 상승했다. 전체 평균가격은 1.1% 상승했다.
가격 상승률이 높은 5개 품목은 맛김(23.6%), 고추장(9.9%), 간장(7.9%), 참기름(7.2%), 케첩(6.4%) 순이다. 고추장과 간장은 3분기에도 상위 5개 품목에 포함됐다.
센터는 예의주시하는 품목으로 참기름과 생리대를 꼽았다. 센터는 “CJ제일제당과 오뚜기가 지난해 참기름 가격을 10% 이상 올렸는데 최근 참깨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가격 인하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또 생리대에 대해서는 “주 원재료가 펄프로 해외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제품”이라며 “주 원재료인 국제 펄프 가격의 변동성이 크고 현재 고환율로 인해 원재료가 상승이 커질 것으로 보여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한킴벌리의 ‘화이트 슈퍼흡수 중형(18개입)‘은 지난해 4분기 평균 7113원으로 직전년 동기(6563원)보다 8.4% 올랐다. ‘좋은느낌 오리지널 울트라슬림 날개중형(18개입)’도 6.3% 가격인상됐다.
센터는 “2024년 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제품 대부분이 이상 기후로 인한 원재료 가격 불안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이는 2024년만의 문제는 아니다 2022년부터 밀, 대두의 가격 급등에 이어 원당, 원두, 카카오, 김 등의 가격 급등이 연이어 이어지며 식품 가격이 안정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 중장기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였으나 아직까지 명확한 방안이 보이지 않고 있어 신속히 대책 마련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