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북침 동조”…문형배 “원문 읽어보시죠” 직접 반박

입력 2025-01-31 09:47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5년 전 개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두고 여권 등 일부 정치권에서 ‘유엔군 비판 및 북침론 동조’ 의혹을 제기하자 SNS에 직접 반박성 게시글을 올렸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대행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블로그 링크와 함께 “원문을 읽어보시죠”라고 글을 올렸다. 일각에서 제기된 비판이 실제 맥락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한 것으로 읽힌다.

해당 글은 2010년 9월 11일 문 대행이 부산 법원봉사단체에서 유엔(UN)기념공원 참배와 아동·청소년 복지시설 등을 다녀온 뒤 ‘유엔묘지에서 이삭의 집까지’라는 제목으로 올린 것이다.

이 글을 두고 여권에서는 문 대행이 유엔군에 부정적 인식을 보이고 더 나아가 북침론에 동조한 것이라는 식으로 해석하며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행의 글 내용 중 ‘16개국 출신 유엔군 참전용사들은 무엇을 위하여 이 땅에 왔을까?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좋은 전쟁이란 낭만적 생각에 불과하다는 인류의 보편적인 깨달음을 몰랐을까’ 등의 부분을 들어 “유엔참전용사에 대한 모독을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에 해당 부분을 발췌해 옮긴 뒤 “헌법재판관이 북침론 동조, 실화냐”라고 썼다.

문 대행은 해당 블로그 글에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북한을 가리키고, 통일을 핑계 댄 그들의 침략을 규탄한다는 뜻”이라는 설명을 추가했다.

또 당시 방문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 유엔군을 기리기 위해 봉사활동을 하러 간 것”이고 이후에도 유엔군을 기리기 위해 유엔묘지 봉사활동을 갔다며 “‘유엔군과 이삭의 집을 운영하는 원장이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에 제 생각이 드러나 있다”고 첨언했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공정성·중립성을 연일 문제 삼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건태 법률대리인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을 대비해 불복할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