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 주변 상공에서 29일(현지시간) 오후 여객기가 군용 헬기와 충돌한 사고로 탑승객 67명 전원이 사망했다. 탑승객 중에는 한국계 피겨 유망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존 도널리 워싱턴DC 소방청장은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제 구조 작전에서 (시신 등의) 수습 작전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있다”며 “현시점에서 우리는 이번 사고의 생존자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중부 캔자스주에서 출발한 항공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64명이, 헬기에는 군인 3명이 탑승해 있었다. 현재까지 여객기에서 27구, 헬기에서 1구의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의 재미(在美) 영사 업무 담당자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에는 피겨 유망주로 주목받아온 한국계 지나 한(Jinna Han) 선수도 탑승해 있었다. 로드아일랜드주 지역 언론 WPRI-TV는 탑승객 중 스펜서 레인 또한 한국에서 입양된 피겨 유망주라고 전했다.
사고는 지난 29일 오후 8시53분쯤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근처에서 훈련하던 육군 헬기와 충돌하며 발생했다. 충돌 후 두 항공기 모두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여객기는 3조각 난 채로 허리 깊이의 강물에 떨어졌으며 인근에서는 헬기 잔해도 발견됐다.
사고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여객기와 헬기가 같은 고도에서 비행했던 이유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사고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착륙을 위해 저고도로 비행하던 여객기를 향해 헬기가 다가가 충돌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AP통신에 따르면 공항 관제사가 헬기에 여객기와의 충돌을 주의하라고 무전으로 경고했으나 이후 사고가 발생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