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사고기 피겨선수들 탑승… 세계선수권 우승자 부부도

입력 2025-01-30 18:21 수정 2025-01-30 18:25
미국 국내선 소형 여객기와 미 육군 블랙호크 헬기가 충돌해 추락한 워싱턴DC 포토맥강에서 30일(현지시간) 새벽 생존자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에서 군용 헬기와 충돌한 뒤 추락한 여객기에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우승자 출신을 포함한 전‧현직 선수들이 탑승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러시아 타스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스통신은 사고 소식을 전하면서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인 탑승자 중에는 러시아 피겨 선수로서 1994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인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도 있다”고 전했다. 이들 부부는 미국에서 거주하며 피겨 코치로 활동했다.

부부의 아들인 막심 나우모프도 이 여객기에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막심은 지난 20~26일 캔자스주 위치토시에서 열린 미국피겨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위치토시는 사고 여객기가 이륙한 곳이다. 부부는 막심의 경기를 관전한 뒤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1996년 3월 19일(현지시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의 혼성 조인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위)와 바딤 나우모프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결혼해 미국에서 코치로 활동했으며 29일 밤 워싱턴DC 인근 포토맥강에 추락한 여객기에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연합뉴스

WP에 따르면 미국피겨스케이팅연맹 소속 선수와 가족, 코치들도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다. 이들은 미국피겨선수권대회 일정에 맞춰 캔자스주에서 열린 청소년캠프에 참가한 뒤 워싱턴DC로 돌아오던 일행일 가능성이 크다.

사고기는 위치토시에서 워싱턴DC로 향하던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항공 국내선 5342편 소형 여객기다.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을 태운 이 여객기는 착륙을 위해 공항으로 진입하던 중 포토맥강 상공에서 미 육군 소속 시코르스키 H-60(블랙호크) 헬리콥터와 충돌한 뒤 추락했다. 군용 헬기 탑승자는 3명으로 파악됐다.

사고 6시간이 지난 30일 오전 3시까지도 생존자 구조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미국 CBS방송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29일 오후 11시30분까지 최소 18구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보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