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의 할매래퍼 그룹 ‘수니와칠공주’의 리더 박점순(85) 할머니가 설날을 맞아 프리스타일 랩으로 덕담을 전하며 화제를 모았다.
박 할머니는 30일 자택에 모인 가족들에게 세배를 받은 후 즉흥적인 랩으로 새해 덕담을 전했다.
박 할머니는 “손자는 장가가고, 손녀는 시집가고, 아들은 운동하고, 딸은 꽃길 가자!”라는 유쾌한 가사로 가족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를 들은 가족들은 웃음과 박수로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보냈다.
박 할머니는 그동안 농사일을 주제로 한 랩 ‘고추밭에 고추 따고’ 와 서울 방문 소감을 담은 ‘서울에 오니 차도 많다’는 등 다양한 경험을 주제로 한 프리스타일 즉석 랩을 통해 세대 간 소통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칠곡군 왜관읍에서 열린 ‘쩜오골목 축제’에서 다른 할매래퍼 그룹의 리더와 일대일 랩 배틀을 펼쳐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또 지난 1월에는 칠곡군 신년 인사회에서 저출산 극복과 새해 건강을 기원하는 랩 ‘새해 행복하세요’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박 할머니의 며느리인 금수미 씨는 “어머님이 랩으로 덕담을 하실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덕담 랩은 아이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할머니는 “시대가 변했으니,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면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며 “노인들도 과거의 방식만 고집하지 말고,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할매래퍼 그룹 ‘수니와칠공주’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실버 문화를 선도하며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연을 펼쳤으며, 대기업 광고와 정부 정책 홍보 영상에도 출연했다.
최근에는 폴란드 영화감독이 이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오는 3월 폴란드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