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에 강하다’ 에너지 고효율은 덤… 패시브 하우스 기술 주목

입력 2025-01-30 01:01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산불에서 타지 않고 살아남은 주택.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지난 7일 미국 LA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했다. 미국의 주거 특성상 목조 주택이 많아 피해는 더 컸다. 12만채가 넘는 주택 소실에도 살아남은 집들이 있었다. 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진 집들은 내열성에 강해 온전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 난연·방염 목재로 지어진 집도 몇은 살아남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패시브 하우스’였다.

29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패시브 하우스 기술이 미국의 자연재해와 극한 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건축 표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패시브 하우스는 건물의 단열·기밀성을 극대화해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건축 기술이다. 패시브 하우스는 고효율 자재를 사용해 밀폐된 외피로 지어져 난방·냉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 3중 유리창이나 진공 단열재가 있는 창문 등의 기능은 연기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패시브 하우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패시브 하우스 인증기관인 ‘피어스’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축구장 23개 크기(16만7225㎡)였던 인증 면적은 2024년 현재 축구장 39개 규모(27만8709㎡)로 상승하고 있다.

LA 산불 전인 2021년 12월 콜로라도주에서 발생한 화재에서도 패시브 하우스의 기술이 입증됐었다. 콜로라도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1000채 이상의 주택이 전소됐었다. 주택 건설회사 운영이사인 마크 아타드의 패시브 하우스는 이 산불로 이웃 주택들이 전소되는 상황에서도 거의 피해를 보지 않았다. 아타드는 “화재 직후 집에 들어갔는데 연기 냄새조차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용이 가장 큰 단점이다. 코디 피셔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풋프린트 디벨롭먼트 사장은 “초고효율 다가구 주택을 짓는 데 일반 건축보다 재료비와 인건비가 약 7.5% 더 소요된다”고 밝혔다.

일부 건설사는 극한의 자연재해에 견딜 수 있는 초강도 주택을 개발하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주택건설 스타트업 온엑스 홈즈는 조립식 콘크리트 주택을 개발했다. 이 건물은 시속 281㎞의 강풍과 카테고리 5 허리케인에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