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에 공장을 세우지 않은 해외 기업에 관세율을 높일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한국산 세탁기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본인 소유 골프클럽에서 열린 공화당 연방하원 콘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해 “외국 생산자는 이 나라(미국)의 성장이나 발전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다”며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면 감세 혜택을 받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약품, 반도체, 철강을 관세 부과 대상 산업군으로 열거하며 “내가 (집권 1기 때) 대규모 철강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미국에 철강 공장이 하나도 없었을 것이고, 세탁기·건조기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오하이오에 있는 회사들은 모두 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하이오에서) 공장을 폐쇄하려 했다. 한국이 세탁기 등을 덤핑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한국 기업에) 50%의 관세를 부과했고, 75%에서 100%까지 올렸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였던 2018년 1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해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에서 생산된 세탁기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가) 지금 번창하고 있다. 내가 없었다면 공장 문을 닫아야 했을 것”이라며 한국 세탁기 제조사들에 대한 고율 관세를 성공 사례로 강조했다.
또 “철강·알루미늄·구리 등 군사용으로 필요한 물품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생산을 미국으로 다시 옮기기 위해 희토류 광물을 환경친화적으로 확보하겠다”고 공언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