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혼슈 서부 나라현의 고대 유적인 아스카·후지와라 궁도(宮都)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한다고 교도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31일까지 아스카·후지와라 궁도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할 계획이다. 서류에 문제가 없으면 후보지 사전 심사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올해 가을쯤 현지 조사를 한다. 등재 여부는 내년 여름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유산 아스카·후지와라 등재 추진 협의회’는 “아스카에서 형태가 만들어진 율령 국가 체제는 후지와라에서 열매를 맺었다”며 아스카·후지와라 궁도에 대해 “동아시아 동단에 있는 일본 열도에서 중앙집권 체제에 근거해 궁도가 탄생한 것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의 중국, 한반도 등 여러 나라와 일본 사이에서 이어진 정치적·문화적 교류의 소산”이라며 “도래인의 적극적 수용에 따른 외래문화 도입과 일본 고유 전통의 융합을 통해 독자적으로 꽃을 피웠다”고 설명했다. 도래인은 고대에 한반도와 중국 등지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기술‧문화를 전파한 사람을 뜻한다.
아스카와 후지와라는 고대 일본의 수도였다. 아스카 시대는 서기 592년부터 도읍을 나라시 헤이조쿄로 이전한 서기 710년까지다. 등재 추진 유산은 22개 유적으로 구성된다. 아스카데라 터의 경우 백제인이 건설에 참여했고, 고구려에서 유행한 양식으로 건물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유산인 다카마쓰즈카 고분 벽화도 고구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