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안 쓰고 ‘10년’ 모아야 서울에 집 산다…전세는 ‘5.5년’ 걸려

입력 2025-01-28 09:12
서울 시내의 한 대학가 주변에 붙은 원룸, 월세 안내 모습. 연합뉴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서울의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은 9.8이었다.

PIR은 주택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주택가격과 가구소득은 각각 1분위(하위 20%)~5분위(상위 20%)로 분류돼 총 25개의 PIR이 산출된다. 통상 PIR은 중위 소득(3분위) 계층이 중간 가격대(3분위)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를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PIR이 9.8이라는 건 중위 소득 가구가 9.8년 동안 급여 등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소득을 모두 모았을 때 지역 내 중간 가격의 주택 1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의 PIR은 지난해 1월 10.18에서 6월 10.26까지 상승했다. 이후 3분기인 7월에는 9.78, 8월에는 9.78로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중위 소득 가구가 고가 주택을 사기 위해 걸리는 기간은 더욱 길다. 서울의 중위소득 가구가 저가 주택(1분위)을 사려면 3.03년이 걸리지만 고가 주택(5분위)을 사려면 32.17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적을수록 주택 마련이 오래 걸렸다. 저소득 가구(1분위)가 중간 가격 주택(3분위)을 구매하려면 26.37년이 걸렸다. 고가 주택 마련에는 86.39년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고소득 가구(5분위)는 중간 가격 주택 구매까지 4.73년, 고가 주택 구매까지 14.2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세가 상승으로 소득 대비 전셋값 비율(J-PIR) 또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지난해 9월 기준 서울의 J-PIR은 5.47로 전년 대비 0.22포인트 상승했다. 중위 소득 가구가 월급을 전혀 쓰지 않고 5.47년 동안 모아야 서울의 중간 가격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