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딥시크가 28일 해외 사용자를 차단했다. 딥시크는 신규 사용자의 등록을 중국 내 전화번호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해외 사용자들의 접근이 차단된 셈이다.
딥시크는 자사 홈페이지에 “대규모의 악의적 공격이 딥시크 서비스에 이뤄져 등록이 늦어지고 있다. 기존 등록회원은 정상적으로 로그인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로이터통신은 “신규 가입을 중국 내 전화번호로 제한하여 사실상 해외 사용자의 신규 등록을 금지했다”면서 “앱에 로그인하거나 사용하는 사람 수를 제한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 항저우의 AI연구소가 개발, 공개한 딥시크는 600만 달러의 개발비로 미국 오픈AI의 챗GPT에 맞먹는 성능을 보여줬다며 주목을 받았다. 2023년 설립된 항저우의 연구소가 어떤 곳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딥시크 개발자들은 지난달 발표한 논문에서 딥시크의 최신 V3 모델이 엔비디아의 H800 칩을 사용해 훈련되었으며, 그 비용이 600만 달러 미만이었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딥시크 앱이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일으켰다.
딥시크 V3의 등장은 1957년 구 소련이 미국보다 먼저 인공위성을 발사해 충격을 준 ‘스푸트니크 모먼트’에 맞먹는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아래서도 중국이 저비용 고효율의 AI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투자자 마크 앤더슨은 26일 엑스(트위터)에 딥시크 모델이 “스푸트니크 모먼트”라면서 “딥시크는 내가 지금까지 본 획시적인 기술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일로, 오픈소스라는 점에서 전세계에 커다란 선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H800 칩은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대 중국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개발한 저성능 그래픽처리장치(CPU)이었지만, 2023년 10월 미국 정부는 이마저도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딥시크의 등장은 중국이 저성능 칩만으로 최신 AI와 버금가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의미다.
27일 개장한 미 증시에서는 이 때문에 GPU를 제작하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10% 이상 급락하고 나스닥지수도 4% 이상 폭락하는 ‘블랙 먼데이’가 연출됐다.
딥시크의 10배가 넘는 비용을 들여 온 오픈AI 등 미국의 AI개발업체들의 주가가 거품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데에다, 엔비디아 역시 값비싼 고성능 GPU의 가치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지방 디지털뉴스센터장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