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설연휴 속 ‘이주민 환대’ 팔 걷은 집회 가보니

입력 2025-01-26 16:58 수정 2025-01-26 18:16
경기도 안산 온누리M센터 캄보디아 예배공동체가 26일 인천 중구 영종온누리교회에서 특송을 부르고 있다.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사/ 독생자를 우리에게 주셨으니/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원한 생명 얻으리….”

26일 오후 인천 중구 영종온누리교회(도육환 목사) 본당. 경기도 안산 온누리M센터 캄보디아 예배공동체가 크메르어로 부른 찬양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사’가 울려 퍼졌다. 한국어로 ‘할렐루야’라는 가사가 흘러나오자 교인들은 한목소리로 찬양했다.

찬양을 마친 이후 교인들과 이주민 공동체는 서로를 향해 손을 뻗으며 기도했다. 도육환 영종온누리교회 목사가 대표로 축복기도를 전했다. “캄보디아 형제자매들이 한국 땅에 와서 쉽지 않은 시간을 거치고 있습니다. 저마다 소망과 목적들을 갖고 이 땅에 왔을 텐데, 하나님께서 이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옵소서. 무엇보다 고향으로 돌아갈 때, 의의 일꾼이 되고, 민족의 복음화와 사랑을 증거하는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해 주시옵소서. 아멘.”

서로에게 뭉근한 마음이 전해졌던 탓이었을까. 기도문이 끝나자 안경을 들추곤 눈물을 훔치는 이도 더러 눈에 띄었다. 온누리M미션(김태완 목사)이 지난 25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이어가는 이주민 설 집회의 면면이다.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를 주제로 열리는 집회는 김포 남양주 화성 평택 등 경기 지역 내 온누리M센터에서 네팔 스리랑카 아랍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국가별 예배를 드리고 교제를 돕는다. 캄보디아 예배공동체를 담당하는 임현주 온누리M센터 선교사는 “이번 설 명절은 임시공휴일이 제정되면서 어떤 연휴 때보다 길다”면서 “이주민이 특히 외로울 수 있는 이 기간에 교회가 위로와 쉼을 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누리M센터 캄보디아 예배공동체가 식당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집회 일정은 하나님 사랑 안에 위로와 쉼을 전한다는 목적에 맞게 관광과 말씀묵상(큐티·QT) 등 비교적 가벼운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이날 예배를 마친 캄보디아 예배공동체는 교회가 준비한 한국 전통음식 식사 교제를 이어갔다. 식당에서 소그룹별로 앉은 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끊이질 않았다.

한국에 들어온 지 10년 차가 됐다고 자신을 소개한 써쓰레이넷(한글명 김수나·29)씨는 “이주민 대부분은 연휴 기간 동안 누군가를 만날 여건이 안 된다”면서 “특히 캄보디아 예배공동체에는 근무를 위해 가족을 고향에 두고 한국으로 온 친구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기에 교회가 도와줌으로써 설 명절에 캄보디아 예배공동체와 함께 식사하고 교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감사하다”며 “기독인 비율이 1%도 채 안 되는 캄보디아에 신앙의 열매가 펴져 나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어본다”고 덧붙였다.

김태완 온누리M센터 목사는 온누리신문에서 “급등한 환율을 비롯해 사기와 취업난 등으로 이주민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번 집회를 통해 이주민들이 고난을 이겨낼 힘과 영적인 도전을 받고, 하나님의 위로와 은혜를 경험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온누리M센터 캄보디아 예배공동체가 식당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인천=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