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간 강아지 밥 주실 분~” 혼설족, 이색 알바까지

입력 2025-01-26 15:21 수정 2025-01-26 15:41
설 연휴에 프렌츠 불독 돌봄, 물고기 밥 주기 아르바이트 모집글. 당근 제공

“9일 동안 강아지 돌봐주실 분 구해요” “설 연휴 3일간 홀 알바 급구(시급 1.5배)” 설 연휴를 앞두고 단기 아르바이트 시장이 뜨겁다. 연휴 대체 일손을 구하는 자영업자부터 반려동물 보살피기 등 특색 있는 알바 수요까지 다양하다. 이들을 연결하는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설날 일손’ 특수를 누리고 있다.

26일 지역 생활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올라온 단기 아르바이트 공고 중 설 연휴에 일할 사람을 찾는 비중이 무려 27%에 달했다. 이에 당근은 ‘설날 알바’ 카테고리를 신설해 명절 대목에 일손이 필요한 자영업자와 구직자 연결을 강화했다. 알바몬과 알바천국 역시 ‘설날 알바 채용관’을 열었다. 백화점, 마트, 매장관리, 포장 및 분류, 배달 등 명절 특화 알바 정보를 제공하며 구직을 돕고 있다.

최근 알바천국이 알바생 5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6.5%가 연휴 기간에도 아르바이트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 중 유통·판매 업종에 근무하는 알바생의 78.4%가 명절에도 쉬지 않는다고 밝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외식·음료(74.9%), 서비스(74.4%), 운전·배달(72.2%) 업종도 주요 직종으로 꼽혔다.

평소보다 긴 연휴로 인해 배달 라이더와 같은 초단기 일자리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 데이터 분석 서비스 ‘배민트렌드 2024’에 따르면, 설과 추석 연휴 시작일과 마지막 날에는 주문량이 평소보다 2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배달 주문 증가가 예상된다.

독특한 이색 아르바이트도 주목받고 있다. 귀성한 집주인을 대신해 강아지나 물고기 등 반려동물을 돌보는 아르바이트나 전 부치기 등 차례상 음식을 돕는 일이 대표적이다.

당근이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설날 이웃에게 받고 싶은 도움’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035명 가운데 32%가 ‘집 안 대청소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24%는 ‘명절 음식을 도와줄 사람’을 꼽았다. 또 ‘반려동물을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도 10%를 차지했다. 당근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반려동물 관련 구인 게시글은 전년 동기 대비 3.5배 증가하며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고물가 속 ‘황금연휴’를 쉬는 날이 아닌 돈을 벌 수 있는 날로 여기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다. 알바천국 조사에 따르면, 설 연휴 알바 구직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으로 ‘급여(75.2%, 복수 응답)’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설 연휴 근무 시 희망하는 평균 시급은 1만2591원으로, 올해 최저시급 1만 30원보다 약 25% 높은 수준이다.

명절 알바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경쟁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대학원생 박모(27)씨는 “명절 때 바짝 편의점 알바를 하려고 세 군데 지원했는데 다 떨어지고, 겨우 야간 근무 한 군데에 합격했다”며 “그래도 용돈 벌 기회를 얻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