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에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장이 최근 프랑스 정부에 긴급 도움을 요청했다. 박물관 노후화와 기후 변화 등으로 안정적 운영이 어렵다는 호소였다.
24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최근 루브르 박물관은 노후화된 전시관을 복원·개조해 수많은 예술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파리 일간지 르 파리지앵이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루브르 박물관장 로랑스 데카르는 라시다 다티 문화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수백년 된 건물이 심각한 상태에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누수와 예술 작품 보존을 위협하는 온도 변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루브르 박물관이 있는 루브르 궁전은 12세기 후반 지어졌다. 수세기 동안 프랑스 왕들의 공식 거주지로 쓰이다가 루이 14세가 베르사유로 거처를 옮기면서 1793년 왕실 미술 컬렉션을 위한 박물관이 됐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온실 효과가 심해져 여름에는 루브르 박물관의 지하 공간이 지나치게 뜨거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작품 보호는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데카르 관장은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이 ‘물리적인 시련’이 됐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루브르 박물관은 방문객들이 휴식을 취할 공간이 부족하고, 음식과 위생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연간 400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기 위해 설계된 루브르 박물관은 2018년에 1020만명의 방문객을 기록했다. 2021년부터는 과밀화를 피하기 위해 하루에 3만명으로 방문객 수를 제한하고 있다.
시설 노후화 문제에 맞닥뜨린 루브르 박물관의 보수 비용은 5억 유로(약 75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르 파리지앵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무실, 문화부, 루브르 박물관 간에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 집무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한 소식통은 “대통령이 몇 달 동안 이 문제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