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는 실력과 인기에 더해 돈으로 평가된다. 실력을 갖춘 일부 선수가 인기를 끌고 어마어마한 돈을 쓸어 담는다. 지난해 사상 첫 1000만 관중(약 1088만명) 시대를 연 프로야구, 2년 연속 3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축구에도 수십억원에 이르는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있다. 한국 최고의 인기스포츠를 두고 경쟁하는 두 종목이지만, 평균 연봉에서만큼은 축구가 야구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야구는 평균으로는 프로배구와 프로농구에도 밀렸다.
2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2024시즌 K리그1 11개(군인 팀 김천상무 제외) 구단이 지출한 연봉 총액은 1395억8588만원으로 집계됐다. 구단별로는 울산 209억1237만원, 전북 204억5157만9000원, 서울 148억4180만3000원 등 순으로 선수들에게 많은 연봉을 지급했다.
선수 1인당 평균 연봉은 3억499만5000원에 달했다. 국내 선수의 1인당 평균 연봉은 2억3519만8000원이고, 외국인 선수의 1인당 평균 연봉은 7억9398만1000원이었다. 구단 성적에 직결되는 외국인 선수 연봉이 높은 편이긴 해도 국내 선수의 몸값이 다른 4대 프로스포츠(야구·축구·농구·배구) 통틀어 가장 높았다.
선수들의 연봉은 기본급과 출전수당, 승리수당, 공격포인트 수당 및 기타 옵션 등 각종 수당을 더한 실지급액을 기준으로 한다. 수당은 2024시즌 K리그와 코리아컵, AFC챔피언스리그 경기 수당이 포함된다.
산출 대상은 2024시즌 전 기간 각 구단에 한 번이라도 등록된 적 있는 모든 선수다. 시즌 중도에 입단하거나 퇴단한 선수는 팀에 실제 소속된 기간에 비례한 숫자로 포함했다. 예를 들어, 한 선수가 시즌의 절반만 팀에 있었던 경우에는 0.5명으로 계산했다. 2부리그인 K리그2 13개 구단의 연봉 총액은 587억6072만1000원으로 집계됐고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3070만원이었다.
관중 수와 인기도 면에선 프로야구가 월등하나 평균 연봉에선 프로축구보다 한참 뒤진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24년 KBO리그에 소속된 선수(신인, 외국인 선수 제외) 513명의 평균 연봉은 1억5495만원으로 파악됐다. 2023년 1억4648만원보다 약 5.8% 오른 금액이다.
야구는 평균 연봉에서만큼은 프로배구와 프로농구보다도 낮았다. 한국배구연맹에 따르면 2024-2025 V리그 남자부 7개 구단 108명의 등록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2억2300만원으로 야구를 뛰어넘는다. 여자부는 7개 구단 총 103명의 선수가 등록했고, 평균 보수는 1억6100만원이었다. 역시 야구보다 평균 연봉이 높은 것이다. 2024-2025시즌 프로농구(KBL) 10개 구단 평균 연봉은 1억6952만원으로 야구를 따돌렸다.
고액을 받는 개별 선수 연봉은 야구가 다른 종목을 압도했다. 축구도 가뿐하게 이겼다.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과 LG 트윈스 타자 박동원은 각각 25억원을 받으면서, 2024시즌 KBO리그 투·타 ‘연봉왕’을 차지했다. 4대 스포츠 통틀어 지난해 최고액 연봉이다. 투수 부문에서는 KT 위즈 고영표,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각각 20억원, 13억5000만원으로 2, 3위를 차지했다. 타자 부문에서는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각각 20억원, 15억원으로 2, 3위에 올랐다.
프로축구 국내 선수 연봉 1위는 울산 조현우였다. 14억9000만원을 받았다. 2위는 같은 팀 김영권(14억5000만원)이고 3~5위는 모두 전북 소속으로 김진수(13억7000만원), 이승우(13억5000만원), 박진섭(11억7000만원) 순이었다.
배구의 경우 남자 연봉 1위는 연봉(7억5000만원)과 옵션(3억3000만원)을 합해 10억8000만원을 받는 대한항공의 베테랑 세터 한선수다. 2위는 9억2000만원(옵션 2억2000만원 포함)의 같은 팀 정지석이 차지했다. 여자부는 8억원을 받는 두 선수가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고 인기 스타 흥국생명의 김연경(연봉 5억원·옵션 3억원)과 한국도로공사 강소휘가 어깨를 나란히 했다.
KBL 보수 1위 선수는 수원 KT 문성곤으로 연봉 5억2500만원과 인센티브 2억2500만원을 더해 7억5000만원을 받는다. 공동 2위는 원주 DB 강상재와 KT 허훈이 연봉과 인센티브를 합해 각각 7억원을 받는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