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선수 생활 이어간다… FIFA, 中축구협회 ‘영구제명’ 징계 기각

입력 2025-01-24 14:58
손준호가 지난해 9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열린 중국축구협회 영구 제명 징계 관련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승부조작 혐의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33)가 축구 선수 생활을 이어갈 길이 열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중국축구협회의 징계 요청을 기각하면서 중국 리그를 제외한 다른 무대에선 선수로 뛸 수 있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4일 “FIFA로부터 손준호의 징계를 전세계로 확대해달라는 중국축구협회의 요청은 기각되었음을 알리는 공문을 받았다”며 “손준호에게도 해당 공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축구협회는 지난해 9월 손준호에게 영구제명의 징계를 내렸다. 당시 중국축구협회는 “사법기관에 따르면 전(前) 산둥 타이산 선수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축구협회가 FIFA에 이 징계를 전세계로 확대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손준호는 축구화를 벗을 위기에 놓였다. 만약 FIFA가 이를 받아들였다면 손준호는 어느 국가에서도 축구선수로 뛸 수 없었다.

이에 손준호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중국 공안이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제시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면 아내를 체포해 구치소에서 같이 조사를 할 수 있다고 겁을 줬다”며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였지만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이틀 만에 당시 소속팀 수원FC가 손준호와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징계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FIFA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려고 했지만 사안이 너무 커져서 계약을 해지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FIFA의 최종 결정으로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징계의 국제적 확대 요청이 기각됨에 따라 해당 징계는 일단 중국 내에서만 유효하게 되었다”며 “이에 따라 손준호는 국내 K리그 팀은 물론 중국 리그를 제외한 해외 리그에서도 등록의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