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수영장을 찾은 소방관이 물에 빠진 20대 심정지환자를 심폐소생술로 되살렸다.
24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서산소방서 동부119안전센터 박진식(사진) 소방사는 비번이었던 지난 22일 당진의 한 수영장을 찾았다.
2022년 5월 화재진압대원으로 임용돼 구급차량을 운전 중인 박 소방사는 인명구조 자격증을 따기 위해 수영장을 다니고 있었다.
평소에는 거주지인 서산 지역 수영장을 다녔지만, 해당 수영장이 공사로 문을 닫는 바람에 사고 하루 전날인 21일부터 해당 수영장을 찾았다.
22일 오후 7시57분쯤 수영을 하다 잠시 쉬던 박 소방사는 20대 남성 A씨가 반대편에서 잠영 연습을 하는 모습을 봤다. 시간이 약간 지난 뒤 A씨가 잠영 연습을 했던 곳으로 간 박 소방사는 그가 여전히 물 속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박 소방사는 A씨가 숨 참기 연습을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참이 지났음에도 A씨는 물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상함을 느낀 박 소방사는 물안경을 끼고 잠수를 한 뒤 손짓으로 A씨에게 괜찮냐고 물었다. 반응이 없던 A씨는 입술까지 파랗게 변해 있었다.
박 소방사는 즉시 A씨를 물에서 건져 올려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119를 부르고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와달라고 소리쳤다.
수영장 안전요원과 함께 번갈아가며 7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하자 A씨는 맥박과 호흡을 되찾기 시작했다.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박 소방사는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으로서 최선을 다했다. 귀중한 생명을 지켜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남소방본부는 최초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 실행률 향상을 위해 2023년부터 도민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노인 심정지 환자가 급증하는 만큼 도내 마을회관과 경로당, 영농 현장 등에서 노인을 중심으로 교육을 우선 실시했으며 도청 전 직원과 직속기관 및 사업소 직원, 초·중·고 학생들에게도 교육을 실시했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수 십분에서 수 시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심정지 환자를 소생시킨 사례가 있다”며 “위급 상황 시 주저하지 않고 누구나 심폐소생술에 나설 수 있도록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