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석한 경호차장, “관저 기관총 평시에도 배치, 위치만 조정”

입력 2025-01-24 09:05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1차 집행을 저지한 혐의 조사를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대통령경호처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24일 오전 경찰에 다시 출석했다.

경호처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각각 이날 오전 7시23분, 7시21분쯤 서대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했다.

조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 차장은 총기 사용 지시 의혹에 대해 거듭 부정했다. 김 차장은 “이 본부장이 관저에 기관단총 배치 사실을 인정했는데, 직접 지시했는가”를 묻는 질문에 “이미 말했지만, 그런 사실이 없다”며 “동일한 건물 내에서 (총기) 위치만 이동된 것이고, 평시에도 항상 배치돼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배치를 옮겼다는 건 총기 사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경호관은 늘 총기를 휴대한다.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의 변호인은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인 지난 18일 새벽 서울서부지법에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김 차장이 울면서까지 총 들고 나가서 불법 세력들에게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를 보여주겠다고 했다”고 전한 바 있다.

해당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변호인은 입장문을 내고 “오열한 것은 사실이나 해당 발언을 한 적은 없다”며 “김 차장에게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와전된 말을 들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김 차장은 윤 대통령 체포 당시 소극적으로 임한 경호처 직원들을 업무에서 배제했냐는 물음에 “그런 사실이 없고 모두 복귀해서 정상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화폰 통신기록 삭제 지시 의혹에 대해서는 “비화폰 특성상 이틀마다 통신 기록이 자동 삭제되는데 제가 그것을 지시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피의자 신분인데 경호 업무를 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는 “대안을 달라”고 반문했다. 김 차장은 현재 윤 대통령에 대한 정상 경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날 김 차장보다 앞서 모습을 드러낸 이 본부장은 “체포 저지 주도한 혐의 인정하는지” “시위대에 대비하기 위해 기관단총, 실탄 배치한 이유” “비무장 시민 상대로 총기 배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등의 물음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청사로 들어갔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1차 집행을 저지한 혐의로 각각 지난 17일과 18일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18일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이를 반려하면서 김 차장을 석방했다. 이 본부장 역시 19일 석방돼 두 사람 모두 경호 업무에 복귀한 상태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