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한미간 북한 비핵화 목표 공히 견지”

입력 2025-01-24 06:59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특파원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는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한 비핵화 목표를 공동으로 견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은 핵보유국(nuclear power)” 발언 이후에도 한반도 비핵화가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정부는 한미 간 북한 비핵화 목표를 공히 견지하는 가운데,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으로 복잡하게 얽힌 셈법을 풀기 위해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스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등이 최근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부르면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 대사의 발언은 미국 정부 교체에도 비핵화를 향한 미국과의 대미 공조는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조 대사는 트럼프 측 인사들과 물밑 접촉을 이어온 점을 강조하며 “북핵 환경이 트럼프 1기 때와 달라졌음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향후 우리 측과의 긴밀한 공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조 대사는 또 “한미가 함께 발전시켜온 핵·재래식 전력 통합적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한 한미연합 방위 태세를 계속 갖춰가면서 한미일 협력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조선 분야 협력, 투자 확대, 인공지능(AI), 퀀텀(양자 컴퓨팅), 민간 원자력 분야 등 협력에 대해 미국의 신행정부와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신임 미 국무장관 간의 전화통화에 대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표현한 것이 미국의 대북 정책 변화를 시사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있지만 당장 트럼프 정부 우선순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대외무역 의제 중 하나인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축소와 관련, 미국산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사는 “트럼프 2.0 시대가 시작됐다”며 “트럼프 쪽 인사들과 대선 전부터 소통하고 준비해온 만큼 트럼프 2기에도 한미동맹이 더 발전하도록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