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언팩 등장한 XR ‘프로젝트 무한’…직접 써보니

입력 2025-01-24 08:00
22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상반기 '갤럭시 언팩 2025'에 확장현실(XR) 기기 '프로젝트 무한'이 전시돼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확장현실(XR) 기기 ‘프로젝트 무한’을 쓰면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 수 있다. 기기를 쓰고 축구팀 유니폼을 입은 친구를 바라보면 유니폼 정보를 알려주고, 축구팀의 홈 경기장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눈앞에 경기장 잔디밭이 펼쳐지면 마치 지금 경기장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말 그대로 현실을 확장한 경험이 가능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 삼성전자의 첫 XR 기기인 프로젝트 무한 시제품을 체험 공간에 선보였다. 언팩 행사 이후 삼성전자 MX사업부 이머시브 솔루션 개발팀장 김기환 부사장을 만나 개발 과정을 들어봤다.

김 부사장은 XR 기기가 인공지능(AI) 시대에 성능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기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현실(VR) 기기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에 주로 사용되는데, XR 기기로는 그런 몰입감을 가지고 실생활에 멀티모달 AI를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증강현실(AR) 안경은 가볍고 쉽게 들고 다닐 수 있지만, XR 기기는 가상 공간에 있는 몰입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 이머시브 솔루션 개발팀장 김기환 부사장이 XR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XR 기기는 음성 명령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김 부사장은 “시선 추적, 제스처 등 기존 XR 입력 방식에 더해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탑재해 사용자와 XR 기기 사이의 상호작용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플랫폼에 통합된 구글 제미나이와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맞춤형 답변을 받는 등 AI 어시스턴트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무한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가격이나 세부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직접 착용해본 프로젝트 무한은 애플의 비전프로보다 가볍고, 이마와 머리 전체를 지지하는 형태라 안정적으로 쓸 수 있었다. 카메라와 센서도 곳곳에 여러 개 탑재돼 있었고, 내장 배터리는 없는 형태였다. 삼성은 다양한 머리 모양에 대한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디자인을 최적화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을 거쳐 가벼우면서도 균형 잡힌 하드웨어를 구현해 냈다고 설명했다.

XR 기기의 지향점은 일상 속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김 부사장은 “경험에 가장 많이 집중하고 있다”며 “최고의 게임기를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가 삶 속에서 다양한 멀티모달 AI 기능을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XR 프로젝트는 구글과 긴밀한 파트너십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 부사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넘어 운영체제(OS), AI 모델, 단말기, 콘텐츠와 서비스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협업은 양사의 협력 사례 중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형태”라며 “삼성전자와 구글이 갤럭시 워치 시리즈를 위해 플랫폼 단계부터 함께한 웨어(Wear) OS가 성공을 거둔 것처럼 안드로이드 XR도 또 하나의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너제이=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