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끝나고 시세차익 올해 청약 최대어로 꼽히는 ‘래미안 원페를라’ 청약이 오는 2월 진행된다. 시세차익이 7억원으로 예상되는 서울 강남권 핵심 입지의 ‘로또 청약’이다.
하지만 공사비 급등으로 분양가가 역대급으로 치솟은 데다, 오는 11월 입주하는 후분양 단지여서 실질적으로는 잔금 납부가 가능한 ‘현금부자’들만 청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강남권 핵심지역 ‘로또 청약’은 사실상 부자들만을 위한 로또라는 지적도 나온다.
‘래미안 원페를라’가 오는 2월 3일부터 청약 일정에 돌입한다. 1순위 청약은 4일, 당첨자 발표는 12일이다.
래미안 원페를라는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재건축단지로 지하 4층~지상 최고 22층, 16개 동, 1067가구(일반분양 48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가구 수는 59㎡ 157가구, 84㎡ 265가구, 106㎡ 56가구, 120㎡ 4가구다.
분양가는 3.3㎡(1평)당 6833만원으로 앞서 분양한 인근 ‘디에이치 방배’(6503만원)보다 비싸다. 평형별 분양가는 전용 59㎡ 16억1690만원~17억9650만원, 전용 84㎡ 22억560만원~24억5070만원, 전용 106㎡ 28억1800만원~29억9780만원, 전용 120㎡ 30억8200만원~31억8400만원 등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한 ‘로또 청약’ 단지다. 전용 84㎡ 기준으로 5억~7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인근 ‘방배 그랑자이’ 전용 84㎡가 지난달 29억7500만원 거래됐다. 실거주 의무가 없고 청약 당첨 시 바로 전세를 놓을 수 있다.
시세차익이 수억원이지만 실질적으로 ‘현금 부자들을 위한 로또청약’이라는 평가다. 계약금 20%, 중도금 60%, 잔금 20%인데 전용 84㎡ 기준 계약금만 약 4억5000만원이 필요하다. 중도금 6회차도 4~9월까지 매월 내야 한다. 중도금 납부 2개월 뒤에는 잔금 20%를 낸다. 인근 시세를 고려해 전세를 14억원에 내놔도 현금 약 9억원을 들고 있어야 하는 셈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과 주택가격 안정화 목적이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핵심지에서는 단기간에 자금 마련이 쉬운 현금 부자들만 접근할 수 있어 오히려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지난해 후분양한 ‘래미안 원펜타스’도 시세차익 20억원의 로또청약으로 불렸지만, 84㎡ 기준 분양가가 21억~23억원대였다. 주택담보대출로 분양대금을 절반까지 조달한다 해도 10억원을 단기간에 조달 가능한 현금부자에다 남은 원리금을 갚을 능력이 있는 고소득자여야 접근이 쉬웠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상한제의 목적은 주택가격 안정화인데 오히려 강남권 신축이 최고의 투자처로 부각되고, 일부 자산가들만 자산증식의 기회를 얻다 보니 정책 실효성에 의구심이 생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