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대전·충남 곳곳에서 나눔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생애 마지막을 준비하며 어려운 이들에게 따스함을 전한 6.25 참전용사부터 단체·개인을 가리지 않고 온기를 나누려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시와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6.25 참전용사이자 국가유공자인 A씨가 지난해 12월 병실에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투병 중인 탓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정도로 병환이 깊었던 A씨는 가족들에게 “재산을 지역에 나누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A씨와 가족은 대전사랑의열매를 통해 1억원을 기탁했다.
“나라로부터 받은 은혜가 많다. 받은 사랑을 꼭 사회에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던 A씨는 기부를 삶의 마지막 선물로 남기고 지난달 세상을 떠났다.
오랜 투병 생활을 하던 고령의 B씨 역시 삶을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나눔을 실천하기로 결정했다.
자신의 정체를 알리길 원치 않았던 B씨는 “기부하고 나니 마음이 너무 평온해서 오랜만에 편안히 잠을 잤다”며 “기부금이 힘든 분들의 삶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B씨도 나눔을 마친 뒤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들의 기부금은 대전 지역 저소득층의 긴급 생계비 및 의료비, 재해구호비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지역사회를 위해 나눔에 참여하는 따뜻한 사례가 많다”며 “기부자들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많은 이웃들이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및 기관의 나눔도 이어지고 있다.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희망 2025 나눔캠페인’을 통해 제이비주식회사 1억4000만원, 미래엔서해에너지 1억4000만원, 계룡건설 1억원, 충남도 소상공인연합회가 600만원을 기부했다. 이들이 기탁한 3억8600만원은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도내 어려운 이웃에 전달될 예정이다.
세종시의 경우 사랑의온도 100도를 조기에 달성해 22일 기준 146도를 기록했다. 당초 목표였던 20억4000만원을 크게 웃도는 29억7865만원이 모였다.
올해는 어린이집 원아들을 비롯해 1년 간의 포인트를 모아 기부에 참여한 걷기동호회, 정부세종청사 공무원 및 국책연구단지 공공기관 임직원, 세종시티앱·똑똑똑건강앱·재활용 참여 포인트 등 세종시앱을 통해 기부한 시민 등 각계각층에서 십시일반 힘을 보탰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세종시에 거주하는 도경희 애터미 부회장이 세종 1호 아너소사이어티 오플러스에 가입하면서 1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아너소사이어티 오플러스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운데 10억원 이상을 기부한 개인이다.
박상혁 세종사랑의열매 회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주셨고, 기업과 지역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이 고액의 성금과 생애첫기부에 참여해주셨다”며 “차 한잔, 한끼 식사비 등 따뜻한 온기를 더해 주셔서 사랑의온도탑이 기적적으로 100도를 넘어섰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캠페인을 잘 마무리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